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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종’ 아닌 ‘변이’… 병독성 약해 치료제·백신 대응 가능2021-01-13 18:10:00

▲사진=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지하1층 서편 외부공간에 마련된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출국자가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며 긴장감이 형성됐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에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팬데믹 극복에 변이 바이러스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12일 최종현학술원이 개최한 ‘코로나 3차 대유행과 백신’ 토론회에서 의학·과학계 전문가들은 백신, 치료제,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대중적 호기심을 해소해줄 과학적 답변을 제시했다. 

토론회에는 ▲제임스 로빈슨 전염병예방혁신엽합(CEPI) 부의장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 ▲안광석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류왕식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교수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등이 참석했다.

◆‘변종’ 아니라 ‘변이’, 과잉대응 불필요
‘변종’이라는 어휘는 위협감을 유발한다. 안광석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는 ‘변종 코로나19’는 틀린 표현이며, ‘코로나19 변이체’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이는 단순한 일부 염기서열의 변화다. 변종은 변이가 심해져 독특한 속성과 면역적 차별성을 지니는 것을 말한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 B117는 염기서열의 돌연변이가 나타난 상태이므로 변종이 아니라 변이체다.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를 주시하되, 과잉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 안 교수에 따르면 RNA중합효소는 무작위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고르게 돌연변이가 나타난다. 그런데 B117의 경우 돌연변이가 전체에 퍼져있지 않고, 스파이크와 외피 단백질에 집중돼 있어 특이 사례다. 선택적 압력에 의해 바이러스가 적응한 것이라는 추론도 나온다. 

그러나 B117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치명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러스는 감염력을 높이고, 약독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환경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B117의 경우 코로나19보다 감염력이 약 55% 높다고 보고됐지만, 기존 바이러스보다 환자의 증상을 심화한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쳐 치사율이 높아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다만, 면역이 약화된 만성질환자와 암환자에게서는 바이러스의 변이가 가속화하고, 치명률도 높다. 안 교수는 "백신 접종 우선순위에 장기요양자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아울러 백신 접종 이후에도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여부를 모니터링하며 백신을 업데이트해야 하며, 방역정책을 강하게 유지해 돌연변이의 시계를 늦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이체, 기존 치료제로 충분히 대응
지금까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로 변이 바이러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류왕식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교수에 따르면 치료제가 영향력을 미치는 타겟은 '숙주' 즉, 인체다. 따라서 환자의 증상 단계에 따라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면, 바이러스의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백신과 별개로 치료제를 완성해야 한다고 류 교수는 강조했다.

한 사회에서 인구 60% 이상이 면역력을 지니는 ‘집단면역’이 형성돼야 팬데믹이 종식된다. 그런데 현재는 전 세계 약 4000만명이 코로나19에 이미 감염된 상태다. 따라서 이들을 무사히 치료하기 위한 항바이러스가 백신의 보완재로 필요하다. 또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지난 2002 사스(SARS), 2012년 메르스(MERS)에 이어 이번이 3번째로 되풀이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완성한 코로나19 치료제는 향후 찾아올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 맞서 싸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류 교수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렘데시비어’, ‘덱사메타손’,  ‘LY-CoV555’ 등 3개다. 류 교수에 따르면 렘데시비어와 덱사메타손은 중증 환자에 적합한 약물로, 치료 효과가 미미하거나 경증 환자를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항체치료제인 LY-CoV555는 중증 환자에 효과 없고, 경증환자의 퇴원을 다소 앞당겼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종근당의 ‘나파모스타트’, 대웅제약의 ‘카모스타트’ 등이 임상 2~3상 결과 발표 앞두고 있다. 

◆백신 분배 위한 각국 규제 조화… 접종 용량·일정 추가 연구
바이러스의 변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팬데믹 종식을 늦출 만큼의 파급력이 없다. 백신을 접종이 이뤄지면 코로나19의 확산을 멈출 수 있다. 관건은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백신을 전 세계에 고르게 분배하는 것이다. 

제임스 로빈슨 CEPI 부의장은 국제 공조를 통해 백신 개발·생산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CEPI는 전 세계 제약사와 연구소들의 백신 개발을 지원하는 민간기구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코백스(COVAX)를 구성하고 있다. 다수의 다양한 백신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구축, 올해 말까지 20만회분의 백신을 확보해 각국에 공정히 분배하는 것이 목표다. 

로빈슨 부의장에 따르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1~2씩 접종하기 위해서는 80억~160억 도즈가 필요하다. CEPI는 12개의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  2~3개는 완성을 앞뒀다. 다만, 각 백신들은 서로 다른 국가에서 허가를 받기 때문에 공급을 위한 글로벌 차원의 협업이 이뤄지려면 매우 복잡한 네트워크가 형성돼야 한다. 로빈슨 부의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거리가 가까운 국가부터 먼 국가까지 각국이 규제 조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찾아올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라고 덧붙였다.

제롬 김 IVI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스케줄과 용량에 대한 다각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에서 180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연구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많은 후보물질들이 중화항체 역가에 관계없이 단기적으로 상당히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고 긍정했다. 접종자에 대한 2~3개월 동안의 추적조사 결과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적화된 접종 스케줄과 용량을 찾으려면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 김 총장의 분석이다. 코로나19 백신은 통상적으로 한 달 간격으로 2차례 접종해야 한다고 알려졌다. 2주 간격으로 접종하면 4주 간격으로 접종했을 때보다 효과가 낮은 것으로 연구됐다. 또 아스트라제네카는 첫 번째 접종에서 기존 백신 용량의 절반만 접종했을 때 더욱 높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 현상의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김 총장은 백신을 6주 간격으로 접종했을 때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그 이상의 다양한 접종 일정에서 더 높은 효과가 나타는 경우가 있는지 연구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FDA에서 허가한 용량과 접종 일정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해외 전문가와 언론 일각에서 비판적 견해가 나오고 있지만,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게임 체인저’ 없어… 단계별 치료 전략
국내 코로나19 치료 현장의 목소리도 전해졌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실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와 예방 전략을 설명했다.

감염병은 병원체 노출-감염-질환 발생-중증화 순으로 진행된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각각의 단계에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전략이 다르다. 감염 단계에서는 항바이러스제,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에서는 항염증제 등을 투여해 중증화를 차단한다. 이때 약물들은 무작위배정법과 눈가림법으로 실시된 임상시험을 거쳐, 질 높은 과학적 근거자료가 확보돼야 한다. 증상이 심각해진 환자의 치료에는 인공호흡기와 에크모가 동원된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치료에 극적인 효과를 가진 ‘게임 체인저’나 ‘만병통치약’은 없다"고 강조했다. 어떤 환자에게, 어느 시기에, 어떤 약물을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료진의 판단이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설명이다. 그는 사망률 감소, 중증도 완화, 재원기간 단축 등 3가지의 치료 목적을 분명히 설정하고, 향후 백신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계속해서 방역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