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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은 질병청장에 “주사기 안 보여”… 접종 불신 만연2022-11-25 06:19:00

쿠키뉴스 자료사진.

방역당국이 현장을 돌며 동절기 추가 백신 접종률 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펜데믹 장기화로 국민 피로도가 높은 만큼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 고위공직자가 접종에 참여하는 등 적극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단장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4일부터 일주일 동안 감염취약시설 등을 직접 현장 방문해 접종 호소에 나선다고 밝혔다.

질병청 간부들이 17개 시도 지역보건의료협의체와 감염취약시설을 직접 찾아 접종 필요성, 백신 효과성과 안전성, 지자체 및 의료계 역할 중요성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전날에는 2가 백신 추가 접종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문가 초청 설명회도 진행했다.

질병청은 지난 21일부터 내달 18일까지 1달 동안을 ‘동절기 집중 접종 기간’으로 선포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50%, 감염취약시설 60% 접종률 달성이 목표다.

코로나19 동절기 추가접종 현황을 살펴보면 이날 0시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은 접종률 18.6%로 집계됐다. 감염취약시설은 21.2%다. 18세 이상은 6.6%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16일 0시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 13.2%, 감염취약시설 11.0%보다 소폭 상승했다.

전국지표조사 결과.

국민 34.4% “코로나에 지쳐 예방행동 더이상 하지 않게 된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긍정 평가는 3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지난 14~1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 중 48%가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매우) 잘하고 있다’고 봤다. ‘(매우) 잘 못 하고 있다’는 답변은 43%였다. 전주 대비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7%p 하락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장기화에 따른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피로감은 정부 권고에 따른 예방행동 실천 동기 저하로도 이어진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지난 3~7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동절기 코로나19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주제가 너무 많이 언급되는 것에 지치고 질린다(52.1%)’, ‘장기간 코로나에 몰입한 나머지 예방행동의 의지가 꺾이는 것 같다(46.0%)’는 답변이 절반에 가깝게 나왔다. ‘코로나에 지쳐서 예방행동을 더이상 하지 않게 된다’는 응답도 34.4%였다. 코로나19 피로감은 60대 이상보다 20~3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방역당국뿐 아니라 의료진에 대한 불신도 퍼지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감염병 전문가의 방송 출연을 금지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한 감염의학 교수가 고령층과 취약시설 접종에 대해서는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주는 한이 있어도 강력하게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청원인은 “패널티와 인센티브 운운은 국민 신체 자유를 침해한다”며 “감염병 전문가가 우리를 고용하고 월급주는 사장도 아닌데 무슨 권한으로 패널티를 운운하나. 질병청장과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코로나 백신이 코로나 예방효과나 위중증 및 사망률 감소 효과가 있다면 확진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모두 감소해야 하는데 왜 대폭 증가하나. 국민이 바보인줄 아는건가”라고도 적었다. 청원글은 이날 기준 1500여명이 동의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4일 충북 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BA.4/5 변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미국 화이자의 2가백신(개량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질병청장 접종 사진 공개에도…“진짜 접종한거 맞냐”

SNS상에서는 백 청장의 동절기 백신 접종 사진이 난데없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백 청장은 화이자 BA.4/5 개량백신 접종 시작 첫날인 지난 14일 충북 청주시 하나병원에서 백신을 접종했다. 낮은 동절기 접종률을 독려하기 위해서였다. 질병청은 백 청장이 접종하는 사진을 여러 장 배포했는데 이 중 접종 후 밴드를 붙이고 지혈하는 사진을 두고 ‘주사기가 없다’, ‘국민을 대상으로 쇼를 한다’며 허위사실이 온라인상에서 유포됐다.

백 청장의 바이오 주식 매입 논란 영향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가 국민에게 믿음을 못 주니 백신 접종률도 낮은 것이다. 웬만하면 맞고 싶다가도 질병청장이 이권과 관련 있는 인물이다 보니 자기 뱃속 채우자고 국민 주사 맞으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부터 든다”, “접종 많이 하면 백 청장 가족 사놓은 백신 주식 상한가 치는 것 아니냐. 그렇게 해줄 수는 없다”는 등의 불만이 나온다.

전문가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안티 백신’ 기류가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며 우려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과 항바이러스 치료제 부작용에 대한 선동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특히 의료진 중에 백신을 맞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의사협회 등 권위있는 기관에서 징계를 하는 등 자정작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질병청이 고군분투하는데 정부가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일단 윤석열 대통령이 동절기 백신을 맞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맞으면 접종률이 10%는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13일 4차 접종을 했다. 기존 추가접종 간격 120일 후인 지난 13일부터 동절기 접종 대상이었지만 이틀 전 동남아 순방을 위해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귀국한 후에도 아직 접종하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출국 전에 앞당겨 하던지, 귀국 후 접종했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출국 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미리 맞은 선례를 생각하면 아쉽다”고 덧붙였다.

질병청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계속 접종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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