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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건강사회만들기] 치매국가책임제, 제대로 가고 있나2019-09-09 00:11:00

노후에 가장 피하고 싶은 병 치매. 그러나 기대와 달리 2010년 전체 질환 중 47위에서 2017년 9위로까지 상승하는 등 치매 환자 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 정부는 지난 2년여 동안 치매국가책임제를 운영해왔다. 치매 정책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쿠키뉴스가 치매국가책임제의 성과와 올바른 정책 방안을 모색해봤다.

◇주제= 치매국가책임제, 제대로 가고 있나 - 효과적인 치료 방향은?
◇일시= 2019년 8월 27일 오후 2시
◇참석자= 민영신 보건복지부 치매정책과장, 윤일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박건우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김성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유수인 쿠키뉴스 의학전문기자
◇진행=원미연 쿠키건강TV 아나운서
◇연출=전덕수 쿠키건강TV PD
◇방송= 9월 9일 월요일 23시 40분 본방송 예정(쿠키건강TV)

Q. 먼저 치매는 어떤 질환인가

김성윤=치매 자체는 병명이 아니다. 환자 본인과 가족,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큰 어려움을 야기하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병이다. 뇌기능, 인지기능의 저하, 일상생활 기능이 안되는 등의 조건이 만족하면 치매라고 한다.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와 뇌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대표적이다. 대개는 노년기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진단 이래로 짧게는 5-6년 길게는 10-15년 정도의 경과를 가지면서 서서히 진행한다.

민영신= 현재 치매인구는 전체 노인인구 약 750만 명 중 75만 명 정도로 10%를 차지하며, 노인 10명중 1명꼴이다.

Q. 우리 국민들은 치매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나?

김= 치매 부모를 둔 자녀들 본인도 부모님처럼 어려움을 겪게 되지 않을지, 경도치매환자의 경우 본인으로 인해 가족들이 힘들까 하는 걱정 또 말년에 이러한 만성적인 질환을 겪게 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가능한 약물치료가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요양이 필요한데, 이때 겪게 될 경제적 부담 또한 크다. 자신이 이 시기에 처했을 때 치료받고 견딜 수 있을 만큼 경제적 지원이 충분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 또한 많다.

윤일규= 치매관련 관리 운영비에 등에 집행된 사회적 비용은 14.6조원이다. 반면 진단에 소요된 금액은 2.3조, 약값으로는 1.7조원이 소요돼, 실제 병원 진료비나 요양병원 소요된 비용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한편, 치매발병으로 인해 가족간 인간관계가 무너지는 것이 사회적 문제의 쟁점이다. 사회가 치료하고자 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환자와 비환자들의 삶의 밸런스를 조율함으로써 도덕적인 경계까지 넘나드는 사회적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Q. 국가치매책임제와 치매환자에게 필요한 치료환경은 무엇인가?

박건우= 무엇보다 가족이 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독거노인의 비율이 25%정도로 집계되는데 즉, 노인인구의 4명중 1명은 혼자 산다는 뜻이다. 특히, 독거노인들은 밖으로 잘 나서지 않기 때문에 요양보호사들과는 별개로, 그들에게 방문해 일상을 체크하는 서포터들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치매안심센터가 간병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치매가족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김= 의료를 담당한 전문가들의 입장에서는 치매관련 예산이 대폭 늘어났다는 것을 많이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왜냐면 예산의 내역이 보건 분야 보다는 복지 분야에 더 치중되어 있어서일 것이다. 간병비용 지원이라든지, 복지시설 확충 부분에 더욱 많이 공급되고 있고, 필요하다면 그런 부분도 균형발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 국가가 치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국가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환자 스스로도 병기를 늦춰 경제적 압박을 줄이는 결과가 이어져야 한다. 또 의료기관, 가족, 지역사회, 국가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국가치매책임제’란 몽땅 책임이 아닌 각 조직체에 적절한 역할분담 및 조직적 운영체계를 규정해 중심역할을 하는 한편, 국가가 맡은 역할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 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유수인= 치료비부담 완화 면에서는 환자보호자들은 확연히 체감한다는 반응이다. 반면 경증치매환자군에 인지지원등급 판정기준이 새로이 신설됨에 따라 이에 해당하는 이들이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혜택은 신체적 장애 위주로 책정돼 미흡하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민= 치매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의 고통 또한 크기 때문에 현재 치매안심센터에서 자조모임을 마련해 정보교류 등 협력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요양보호사 동행 하에 여행을 가는 가족휴식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치매등급에 따라 간호사 또는 돌봄케어 지원과 장기요양비용에 따르는 본인부담률을 낮추는 등 부담완화에 노력하고 있다. 기존에는 장기요양에 따르는 등급 산정시 신체적 어려움을 가장 우선적으로 보았으나 치매국가책임제로 접어들면서 신체는 괜찮으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 시 인지지원등급으로 신설·분류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센터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구하고 있으며, 기존의 주간보호시설들에 치매전담과 확충도 계획하고 있다.

Q. 문재인 케어의 대표적인 정책인 치매국가책임제 가운데 ‘예방과 검진’ 분야 정책과 성과를 논의해보자.

민= 치매국가책임제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은 각 지역에 치매안심센터를 설립해 예방, 관리, 검진을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현재 치매안심센터 현황은 256개 전국 보건소를 기반으로 설치 중에 있으며, 전 센터 공식 개소는 연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치매예방사업 중 중점적인 사업 중 하나는 ‘치매안심마을’이다. 치매안심센터중 1개 마을을 지정해 치매안심마을로 가꾸도록 하고 있다. 그 밖에도 노인복지관의 기능을 재정립해 여가활동뿐 아니라 함께 텃밭을 가꾸는 등의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박건우= 2008년 국가에서 처음으로 치매정책을 낼 당시 캐치프레이즈는 ‘치매와의 전쟁’이었다. 전쟁이란 적을 없애야만 이기는 게임이 아닌가? 이후 2010년 치매관리법이 생기면서 ‘치매를 관리하자’로 변경되는데 이 또한 적절한 단어선택은 아니었다. 그런데, 2017년 정부에서는 ‘치매와의 동행’, 또 동행을 넘어 책임까지 지겠다고 말한다. 국가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치매환자가족들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유수인= 일전에 지역의 치매안심센터장을 취재차 만나게 되었는데 그가 말하길, 이제는 금전적인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혹은 검진조차 못 받는 일이 확연히 줄었다고 말하더라. 또한 이전에는 치매가 뚜렷하게 아픈 것이 아니니 검사도 부담됐으나, 센터에서 검사 기회를 무료로 제공하니 서비스로 인식되는 것 같다. 실질적 의료장벽이 낮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Q. 장기요양서비스의 확대, 치매 어르신 생활지원,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등 치매 정책 가운데 가장 잘 하고 있는 부분 또는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 전문 인력 확보가 큰 숙제다. 예를 들어 전국 256개의 치매안심센터가 설립이 되고, 이 센터들에 근무하는 인력이 25명 정도의 보건, 복지, 사회사업, 간호 분야의 인력으로 충당된다. 대도시나 중소도시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지방의 농어촌 지역에서는 자리가 있다고 전문 인력이 채워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기존에 서울시에서 진행했던 치매지원센터 사업에서는 직원들의 근무 연수에 따른 임금인상, 정규직 보장 등의 문제와 맞물려 2년마다 경력 직원이 신규 직원으로 교체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박=민간의료기관과 치매안심센터는 경쟁체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 현재 치매안심센터는 민간기관과 같은 진단도구를 사용하고 있는데, 센터의 비전문가가 내린 진단을 갖고 민간의료기관에 방문에 치료를 요구하는 것은 의사라는 그들의 전문성에 위배하는 것이다.

Q.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의 일환으로 공립요양병원을 중심의 치매안심병원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개선 방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민= 올해 9월중 국내 1호 치매안심병원이 지정될 예정이며 지속적으로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 치매안심병원은 이상행동 증상을 가진 치매환자를 집중치료하기 위한 병원이다. 치매요양시설의 경우 공립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2022년까지 130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며, 이 외에도 지속적으로 치매 전담형 요양시설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박= 치매안심병원은 치매전문병동과 전문인력 기준만 갖추면 지정이 가능하다. 현재 공립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치매안심병원을 지정하려고 하고 있다. 공립요양병원의 경우 전국에 79개로 이들에 예산을 지원해 치매전문병동을 설치하고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공립요양병원이 없는 지역은 결국 민간병원을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 부분에 있어 민간에 지정하는 적합성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그들이 안심병원이 지정된 후 지금의 수가체계대로 운영하면 적자가 날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가체계 개편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Q. 최근 요양병원 수가개편과 관련해 향후 치료제 사용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박= 개편 전에는 치매환자들이 복용하는 치매약제 값을 정액수가와는 별도로 청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편 이후 약값이 정액제 안에 포함된 것이다. 치매는 중증도로 갈수록 몇 가지 약제를 함께 쓰게 되는데, 이 경우 3000~5000원 정도의 약값이 들어간다. 그러나 개편안은 약 1000원 수준으로 제한을 두어, 그 이상 금액의 약을 처방하기에는 병원의 부담이 크다. 필요한 약을 처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인데 치매환자가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할까 우려된다.

윤= 포괄수가제 시행의 원 취지는 약을 과량으로 쓰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 치매치료제는 약이 많아 환자 보호자들은 중복되는 약제를 빼려 한다고 알고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 수가제개편의 뜻과 의도에는 긍정적이나, 약값 산정의 근거와 새로이 배정된 수가의 정당성에 의문이 든다. 가장 많이 쓰는 약제 ‘도네페질’의 용량이라면 개편된 산정액으로는 턱없다. 이는 써야하는 실제 현장의 약값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정책 논지에서 벗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유= 개편된 약제수가는 기존 수가보다 낮아 약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가 종합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 수가체계 개편안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보일 수 있을지. 더불어 개정금액 877원이라는 가격이 어떤 기준으로 산정이 된 것인지 의문이다.

김= 치매 포괄수가제 혹은 일일정액제 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정부의 평균이상의 금액을 특정 질환에 투입해 치료하겠다는 의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병은 같은 동일한 진단명이라도 환자에 따라 다른 약제와 다른 치료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치매질환은 중증도도 다양하지만 환자 하나를 두고 수많은 인력이 소요되는 질환인데 과연 포괄수가제라는 비용한정으로 묶는 것이 과연 치료에 있어 적합한지 의문이다. 정책수립자들은 수가개편을 다시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민= 담당부서가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이번 개편안이 약제부분 제외하고는 큰 틀에서는 이익이 있을 것이라 는 이야기가 있다. 우선은 10월 시행 이후 추이를 살핀 후, 어떤 방식으로 개선돼야 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Q.중증도 따라 사용하는 치매치료제, 특수사례로 개방한다면?

김= 단점을 보완하는 대안이 되겠지만, 여러 예외사례를 두게 되면 제도가 복잡해지고 원칙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쉽지 않겠지만 시행 후 정책수립자들이 실제 치료현장의 피드백을 듣는 시스템을 갖췄으면 한다. 치매요양병원, 치매안심병원에 다니는 분들에 약물치료뿐 아닌 비약물적 치료를 제공해 여러 인지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인지 재활프로그램 제공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유= ‘비약물적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좀 더 개진해 보겠다. 환자보호자들의 요구 중 환자의 사회·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한 맞춤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 있었다. 일각에서는 고학력 환자의 경우 맞춤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박= 현재로서는 약물적 치료 이외에 비약물적 치료로써 제공될 공신력 있는 치료방법이 많이 없다. 이를 만들기 위한 학회도 설립되었고 효과적 치료법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며, 수가보험도 받으려고 노력중이다. 의사들도 약 이외에 환자의 삶을 더 낫게 하려 노력 중이다. 앞으로 향후 2~3년 후에는 많은 수의 방안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수가 개정에 대해 의료학회와 치매산업 종사자측에서 문제를 건의한만큼 자체 모니터링을 진행해 긍정적인 방향을 향후 건의하겠다.

민= 최근 학회에서 ‘비약물적 치료’에 관심을 갖고 있고 급여화 및 수가화 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 역시 ‘비약물적 치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치매환자가족상담 진행의 수가적용 또한 ‘제3차 치매관리종합대책’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부분으로, 수가적용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Q.치매 환자 치료환경 향상을 위해서 개선되어야 할 정책적 제안이 더 있다면?

유= 요양보호사에 대한 처우도 개선이 필요하다. 환자가 경증임에도 불구하고 치매요양병원 또는 시설로 가는 이유는 ‘돌봄 제공자’가 없기 때문이며, 이 때문에 시설로 사람들이 쏠린다. 직접 데이케어센터에 일일요양보호사로 체험을 해 보았는데, 하루 온종일 환자에게 붙어서 돌보다 보니 식사시간도 없을 뿐 더러 체력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더라. 치매인구가 증폭하는 만큼 돌봄 제공자의 수요 역시 늘어나기에, 그들의 불만들을 해소해주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김=우리 어르신들의 삶의 목표는 치매예방이 아니다. 학교의 설립 취지가 ‘훌륭한 사회인 육성’이지 ‘유급 제로를 지향’해서야 되겠는가. 국민 계몽과 홍보의 표어는 ‘치매예방’이 아닌 ‘나의 지혜유산 남기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치매국가책임제’라는 표현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다. 마치 나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나라가 다 알아서 해줘야 한다는 무책임한 느낌이다. 치매국가책임제도 ‘치매국민책임제’식으로 고쳐야 한다. 국민 각자가, 개개인이 자신의 건강과 삶에 공격적, 적극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정리=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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