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항균스프레이 뿌려 마스크 다시쓴다?… “허가 제품 無”2020-03-25 00:06:00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뿌리기만 해도 항균?살균 효과가 나타나 마스크 재사용에 도움이 된다고 광고하는 스프레이 제품들 중 인체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제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유해물질 흡입 위험이 크다며 유통 차단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소관부처가 모호해 제조 금지 등의 행정처분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보건당국은 마스크가 없을 경우 오염되지 않았고, 본인이 사용한다는 조건에서 재사용할 수 있다고 한시적으로 사용지침을 변경했다. 그러자 일회용 마스크를 위생적으로 재사용하고 마스크 차단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항균?살균 스프레이’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제품들은 식품첨가물과 천연원료로 제작됐다며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현재 ‘마스크’에 사용토록 허가받은 제품은 없다. 마스크 제품 특성상 코와 입 등 호흡기를 통해 스프레이 성분이 흡입될 수 있어 인체 유해성 평가가 필요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부처도 불분명한 실정이다.

항균?살균 스프레이는 가습기살균제와 같이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로 분류돼 환경부가 관리한다. 당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리하던 의약부외품이었으나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의 안전에 관한 법률(살생물제법)’ 시행에 따라 환경부로 관리가 이관됐다. 이관 기준은 ‘인체 접촉 여부’였다. 인체 접촉 우려가 높은 제품은 식약처가 관리하도록 함에 따라 손소독제처럼 직접 접촉하는 제품은 식약처가, 인체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 살균·소독제제는 환경부가 관리하도록 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건을 닦은 후 헹궈야 하는 살균제를 마스크에 뿌리거나, 손소독제를 임의로 스프레이에 넣어 살균제로 쓰거나 하는 등 기존에 허가받은 용도 외로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하자 해당 제품의 관리 부처가 모호해졌다.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 관계자는 “마스크에 뿌리는 살균 소독제는 소관 부처가 정해져있지 않다. 마스크에 쓸 수 있도록 안전기준을 통과한 제품도 없다”며 “2016년 화학제품 안전관리대책을 만들면서 식약처가 관리하던 의약외품 일부를 환경부가 관리하게 됐다. 단, 인체 접촉 우려가 높으면 식약처가 관리하도록 했고 실제로 손소독제나 식품용 살균제 등 식약처가 관리하는 소독 목적의 제품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는 손소독제로 신고 받은 제품들을 스프레이 형태로 사용한다거나 화학제품안전법 안에 관리되는 일반 살균제를 마스크에 사용하는 등 제품을 허가 용도 외로 사용했을 때 발생한다”면서 “관리 부처가 모호하기 때문에 제조 금지 등의 행정조치를 할 수 없고 광고나 유통 차단만 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환경부는 인체 접촉으로 인한 흡입의 우려가 높은 해당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각 유통사에 판매·유통을 금지할 것을 요청하고 광고 문구 수정 등을 조치하고 있다”며 “그러나 유사업무가 남아있고 마스크와 관련된 제품이기 때문에 식약처에서 나서야 한다고 본다. 부처 일을 미루는 게 아니라, 마스크를 관리하는 곳이 식약처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식약처는 ‘살균 스프레이’ 제품 관리가 환경부로 이관됐고, 그 이후 의약외품 대상에도 제외돼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마스크 사용 살균 스프레이가 인체 접촉 우려가 크기 때문에 식약처가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가습기 살균제도 환경부가 관리한다”며 “의약외품 범위에도 (해당 제품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마스크에 사용하는 살균 스프레이가 코로나19 예방에는 전혀 도움되지 않으며, 오히려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바이러스 소독의 개념은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를 닦아서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언론이나 방송 등에서 소독제를 뿌리며 방역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뿌리며 소독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닦아내는 것 없는 소독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고, 마스크 효과를 개선시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해당 성분을 흡입할 위험성도 있다. 그 물질이 안전한지 알 수 없고 가습기살균제 사태처럼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뿌리는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한 “살균 스프레이 제품들의 정확한 성분을 알 수 없지만, 균을 죽이는 제품들은 바이러스를 죽일 수 없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이다”라며 “오히려 분사하는 과정에서 마스크에 혹여나 묻어있을 수 있는 바이러스를 에어로졸 형태로 발생시켜 떠다니게 할 수 있다. 또 마스크의 재사용은 어떤 방식으로도 권장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

SPONSO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