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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판권’ 혜택 제외… 위기 맞은 위탁 제네릭2020-08-01 02:03:00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위탁제조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입지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산 제네릭 의약품 품질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5월부터 식약처가 운영한 ‘제네릭의약품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협의체’에서 도출된 4개 분야 21개 세부과제와 향후 추진 계획이 공개된 것이다.

민관협의체의 계획에는 우선판매품목허가(이하 우판권) 제도를 변경 시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위탁으로 제조·허가를 받은 제네릭 의약품은 우판권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우판권은 제네릭 의약품을 가장 먼저 개발한 업체에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로, 지난 2015년 처음 도입됐다. 오리지널의약품의 특허도전에 최초로 성공해 ‘퍼스트 제네릭’ 의약품을 개발한 업체에게는 9개월간 다른 제품에 우선해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된다. 퍼스트 제네릭이 우판권을 누리는 9개월간 다른 업체들은 제네릭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 즉, 퍼스트 제네릭은 가장 먼저 출시돼 일정 기간 제네릭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

그러나 우판권 제도는 그동안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도의 도입 취지와 달리, 우판권이 퍼스트 제네릭을 개발한 소수 업체에게만 부여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 곳의 수탁사가 위탁사 수십여곳과 함께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에 도전하는 것이 일반적이이었다. 따라서 우판권 혜택도 수탁사를 포함해 여러 위탁사가 동시에 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향후 위탁제조 제네릭 의약품은 시장에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 발표에 따라 우판권 부여 대상이 축소된다면, 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상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편된 약가제도가 위탁제조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을 낮은 수준으로 붙잡아둔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개정 약가제도에 따라 위탁제조·허가 제네릭 의약품은 ▲자체 수행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자료 제출 ▲품질이 보장된 등록 대상 원료의약품(DMF) 사용 등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제네릭 의약품 가운데 최고가를 유지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약사들의 위탁제조·허가 제네릭 의약품 출시 동기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제약사의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고안했던 제네릭 의약품 규제 정책들이 좌초되고 나서, 그와 비슷한 성격의 대체 제도가 마련된 듯하다”며 “표면적으로는 제네릭 의약품 품질강화가 제도의 취지로 거론되지만, 제네릭 의약품 출시 규율을 엄격히 하겠다는 목적도 일부 혼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네릭 의약품의 제조·허가를 전량 위탁해 왔던 제약사들, 중소 제약사들의 위축이 예상된다”며 “생물학적동등성실험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제약사들도 난처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식약처의 민관협의체에 업계가 참여했지만, 논의 결과 도출된 계획에 업계의 입장이 모두 반영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