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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검사' K방역 유명무실...덴마크보다 검사수 14배 적다2020-09-26 05:20:00

코로나19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최근 우리나라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검사건수가 주요 국가 대비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제적 진단검사와 접촉자 추적·격리시스템을 자랑하던 'K-방역'의 명성이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이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100명대를 나타낸 가운데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확진자 비율이 25%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요양병원, 마트 등 수도권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감염경로 불명 비율을 낮추지 못하는 한 집단감염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코로나19 검사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적극적으로 선제검사를 시행했던 것과 달리 최근 국내 검사건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해 2~3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당시는 일일 1만5000~2만여건의 상당히 많은 검사를 했다. 그런데 최근 9월들어 검사수는 최대 2만건, 최저 5~6000건대에 그친다. 검사를 많이해서 환자들을 먼저 찾아내는 것이 K방역의 핵심이고, 최근 전국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2~3월의 검사건수와 크게 차이가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인구1000명당 코로나19 검사건수.고려대구로병원 유튜브 캡쳐. 

실제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서 지난 6월 1일부터 9월 23일까지 국가간 일일 코로나19 검사건수를 비교한 결과, 영국은 20만건, 캐나다가 7만건, 이탈리아 5만건, 호주가 3만건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1만여건에 그쳤다.

우리나라와 누적확진자 수(23일 기준 2만3216명)가 비슷한 나라와 비교해도 검사건수가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누적확진자가 2만4357명 수준인 덴마크의 경우 검사수가 60만3857만건으로 우리나라(4만4012건) 대비 약 14배 높았다. 헝가리(누적확진자 2만450명)도 검사건수는 6만6858건으로 우리보다 많았다. 

인구 1000명당 코로나19 검사건수에서도 미국이 320건, 뉴질랜드 192건, 캐나다 177건, 이탈리아 106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68건이었고, 한국은 43건으로 비교적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검사를 많이해서 포괄적으로 그물망을 넓게 쳐야 깜깜이 환자가 줄고 방역망 내에서 관리가 가능하다. 현재 보건소와 선별진료소에서는 증상에 기반한 사례정의에 따라 코로나19 검사여부를 판단하는데, 코로나19 환자의 20~80%가 무증상자다. 사례정의에 따르면 무증상자는 검사를 받을 길이 없는 것"이라며 "방역당국이 역량 내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보지만 검사건수가 낮은 원인은 파악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역사회 확산이 커지는 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피력했다.  

다만, 유전자증폭검사(PCR)를 기반으로 집계하는 국내 진단검사와 해외의 검사수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현재 의료현장의 여건을 감안할 때 당장 검사수를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지적됐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검사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것은 맞지만 현재 선별진료소 인력 등이 한정된 상황에서 무증상자까지 무한정 검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곧바로 확진자를 접촉해 양성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한 번 음성 판정을 받은 그룹에 대해서는 방역당국조차 방심할 가능성이 높다. 검사 기준을 넓혀 다량 검사를 실시하더도 검사 결과의 유효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교수는 "우리의 경우 정밀검사인 PCR을 활용하는데, 다른 나라들의 검사 데이터가 전부 PCR검사 기준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15분짜리 신속검사 키트를 활용한다면 몰라도 고가의 PCR 검사를 매일 다량으로 시행할 유인은 크지 않다"며 "검사수를 늘리려면 비용이 저렴한 신속검사를 도입해야 한다. 독감과 코로나19의 동시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빠른 검사방법이 도입되면 혼란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방역 인력 확보도 필요하다고도 주문했다. 정 교수는 "가을·겨울 대유행에 대비해 적어도 6~7월에는 역학조사 및 선별진료소에서 일할 추가 인력을 확보했었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휴직 간호사와 퇴직한 의사들을 교육시켜서 준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방역당국은 단순 검사건수만으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검사량이 적은 것은 환자 발생이 다른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환자가 적으면 접촉자 등 검사 대상자 규모도 적어 전체 검사량이 적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100만명당 환자수가 약 450명 수준이나 덴마크는 4300명 수준으로 단순 검사건수로 비교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