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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의약품’ 특성 고려한 명확한 규정 먼저”2022-05-26 17:53:01

이은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변호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1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쿠키뉴스 미래행복포럼 '중대재해법, 보건의료계 안착하려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중대재해법’이 제약바이오산업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의약품 특수성을 고려한 명확한 법령 규정이 선결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쿠키뉴스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12층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2 미래행복포럼’에서 ‘중대재해법, 보건의료계 안착하려면’ 주제와 관련해 이은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변호사는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약바이오산업에 적용되기엔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시행령 미비, 의약품 특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의약품 제조시설에는 약사법 외에도 산업안전보건법, 위험물안전관리법, 건축법, 소방시설 설치에 관한 법률 등 여러 안전·보건 관계 법령이 적용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제약바이오산업협회가 실시한 원료의약품 제조시설 조사 결과, 소방시설 기준, 내화구조, 비상구 기준 등 일부 세부 기준들이 법령 간 상충해 설비 관리에 혼란이 야기됐다.

이 변호사는 “상대적으로 위험한 화학물질 사용량이 많지 않고 청정 또는 무균 유지가 중요한 산업 특성을 고려한다면, 약사법령과 다른 법령이 충돌하는 경우 약사법령을 우선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다른 관계 법령 적용이 명문으로 배제되지 않는 이상 관리조치 불이행으로 판단될 위험성이 있는 만큼 부처 간 협의를 통한 규정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의약품 안전사고 경우 특수성을 고려한 입법적 보완도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약품 안전사고는 환자에게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때 약 자체뿐만 아니라 의사 처방이나 약사, 유통단계 도매상 등 관련 원인이 많다. 이렇듯 의약품 안전사고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는 것은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현재 동법에는 ‘원료 또는 제조물’에 의약품 등 어떤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의약품은 규제당국의 품목허가 심사과정에서 제품의 안전성이 검증되고 법령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건강상 위해 가능성(부작용)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 변호사는 “의약품 부작용은 임상시험에서도 예측하기 어려워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며 “불가피하게 발생한 의약품 안전사고에 대해 현행 중대재해처벌법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기업의 신약개발 의지를 꺾어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하지 않으면 처벌되지 않는다고 강조하지만, 현행 규정은 불명확한 점이 많아 구체적 의무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과학·기술 또는 법령상 기준을 고려할 때 원료 또는 제조물 안전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명시하는 입법적 보완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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