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로봇수술, 비용 절반은 낮춰야 복강경 등에 비해 합리적2015-05-04 10:00:55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경제성 분석 연구결과 발표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전립선 암 수술에 있어 로봇수술로 하는 것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에 비해 비용대비 효과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임태환, 이하 NECA)은 2014년 수행한 ‘전립선암에서 로봇수술의 경제성 분석’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보다 비용이 2-3배 높지만 삶의 질 개선 효과는 그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전립선암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복강경/개복) 대비 삶의 질 개선 측면의 효과가 다소 좋았지만 비용은 2~3배 이상 현저히 높았다. 비용-효과를 고려할 때 현재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과 비교해 합리적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술비를 포함한 1년 의료비가 약 900만원 또는 약 830만원 낮을 경우 개복 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 대비 비용-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군의 평균 질보정생존년수는 0.7478년(약 273일)이었으며, 복강경 수술(0.7102년, 약 259일)과 개복 수술(0.6591년, 약 241일)보다 각각 14일, 31일 정도 길었다. 실제 생존기간의 연장은 없지만 수술 침습 정도, 합병증, 기능 회복 등으로 인한 삶의 질을 고려할 때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약 0.376~0.887년(14일~31일)의 삶을 완전한 건강 상태로 사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질보정생존년수(QALY, Quality-adjusted life year)는 단순한 생존기간이 아니라 삶의 질을 보정한 생존기간임. ‘죽음’의 효용치는 0, ‘완벽한 건강 상태’의 효용치는 1일 때 각 수술군은 0과 1 사이의 효용치를 가진다.

반면 전체 864명 중 비용분석에 적합하지 않은 182명을 제외한 후 최종 682명을 대상으로 1년 이내에 사용된 총 의료비용(수술비 포함)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군의 평균 의료비용은 약 1800만원으로 기존 수술을 받은 환자군에 비해 복강경수술 대비 약 950만원, 개복수술 대비 약 1180만원 더 많았다.

또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1QALY 연장을 위해 각각 약 2억5000만원(복강경 수술 대비), 약 1억 3000만원(개복 수술 대비)의 추가 의료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 대비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수술법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이다.

전립선암 로봇수술의 비용-효과성에 대한 임계값 분석 결과, 수술비를 포함한 1년 의료비가 약 900만원 또는 약 830만원 낮을 경우 개복 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 대비 비용-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1년 연구(안정훈 등)에 따르면 1QALY 당 추가 의료비용이 3050만원 미만일 때 비용-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바 있다.

연구책임자 윤지은 부연구위원은 “본 연구는 전립선암 환자의 과거 진료기록을 단기간 추적 조사·분석한 것으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려우며 전립선암 로봇수술이 비용-효과적이지 않다는 단순 해석은 주의해야 한다며 “국내 환자 자료를 활용한 경제성 분석 결과가 국민과 의료인의 의료서비스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발맞춰, 국내 자료를 활용한 전립선암 로봇수술의 비용효과성 정보를 제시하고자 수행됐는데 NECA에서는 2013년 전립선암 로봇수술의 안전성·유효성을 확인함에 따라 해당 의료기술의 비용-효과성을 분석했다. 전립선암 로봇수술은 안전성·유효성 측면에서 기존 수술에 비해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국내 환자 자료 및 비용분석 자료를 활용한 경제성 평가 결과는 보고 된 바 없었다.

전립선암은 국내에서 로봇수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는 암종으로 2012년 6월 기준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국내 30개 의료기관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전체 로봇수술 시행(2005년부터) 누적건수 중 33.7%(2만4207건 중 8146건) 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암등록본부 발표(2012년)에 따르면 전립선암 발생률은 남성 인구 10만 명당 27.5명(연령표준화발생률 기준, 남성 대상 5위)이다. 전립선암의 연평균 증가율은 12.7%로 갑상선암(22.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2012년 한 해 동안 약 9258명의 신환자가 발생했다. 근치적전립선절제술 후 요실금,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이 올 수 있고 재발 및 전이에 따른 방사선·호르몬 치료로 만성 합병증 및 심신의 변화를 겪을 수 있어 치료 시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