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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公)-사(私) 보험연계, 연내 처리 사실상 ‘불가능’2018-12-05 00:01:01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을 연계해 국민의 지출하는 의료비를 조금이나마 효율적으로 절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올해에는 지켜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지난해 6월,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계획을 내놓고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확대됨에 따라 발생하는 실손보험의 반사이익을 산출, 실손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국정과제를 확정·발표했다.

하지만 상호보완적인(?) 건강보험과 민영보험을 손질하겠다고 발표한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논의는 ‘공회전’만 하고 있다. 만들겠다는 ‘공사보험연계법(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연계법)’은 국회에서 상임위조차 배정받지 못한 채 막혀있다.

◇ 인하? 인상만 되는 각종 보험료들

내리겠다는 보험료는 오히려 올랐거나 조만간 오를 계획이다. 지난달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11월부터 세대 당 월평균 9.4%, 약 7600원이 인상됐다. 전체 지역가입자 750만 세대 중 보험료가 인상되는 세대가 264만 세대(35.21%)다.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내년 1월 1일부터 3.49% 오른다. 월평균 보험료는 10만6422원에서 10만9988원으로 3746원 인상된다. 설상가상 내년도 민간보험료도 오를 전망이다. 최근 보험개발원이 보험료 책정기준인 참조요율을 각 보험사에 전달했다.

참조요율은 손해보험의 실손보험료는 평균 5.9%, 생명보험료는 8.7% 인상으로 정해졌다. 보험사는 참조요율을 기초로 보험상품의 손해율 등을 반영해 보험료를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자동차보험료도 연내 2~3%씩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를 포함한 금융계는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명한다. 금융감독원 등은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추진 중임에도 불구하고 의료물가 상승률이 높아 올해 상반기까지 보험사들의 위험손해율이 122.9%로 100%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 금융계, 민간보험 통제 아닌 비급여 통제가 해법

금번 실손보험 등의 인상폭의 경우 손해율 등을 감안했을 때 두 자릿수 인상이 이뤄졌어야 하지만, 반사이익을 반영해야한다는 국민과 국가적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지난 7월 정부가 내놓은 추정치지만 지출감소분 6.15%를 고려해 인상률이 한 자릿수에 머문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심지어 4일,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의 연계법 제정을 위한 입법공청회 자리에서 금융계 관계자들은 민간보험의 인하만을 요구하기에 앞서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가 근본적인 문제인 만큼 이를 통제하고 상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해야한다는 주장들을 펴기도 했다.

이재구 손해보험협회 상무는 “보험사로 반사이익이 있다고 하지만 나가는 비용이 더 많아 남는 것이 없다”면서 “문제의 핵심은 비급여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급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연계법의 화살이 민간에게만 향해선 안 된다”고 설파했다.

금융위원회도 거들었다. 하주식 금융위 보험과장은 “보험회사 통제가 아니라 의료비의 실질적 절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정비를 같이 이야기해야한다”며 “끼워팔기 등 여러 실손보험 문제를 해결했지만 의료기관 지출이 계속 늘고 있다. 비급여가 문제다. 어떤 방식으로든 통제가 이뤄져야한다. 적절한 수준의 통제가 없으면 의료비 절감 달성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 의료계, 잘못된 보험설계부터 민간보험 통제기전 부재가 문제

반면, 의료계는 비급여 통제는 더 나은 진료 기회를 박탈할 우려가 있으며 보험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도덕적 헤이나 과잉진료가 아닌 실손보험의 잘못된 상품설계가 원죄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민간보험이 건강보험에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적 문제를 실질적으로 조율하고 관리할 제도적 고민을 하지 못한 정부의 잘못도 있다고 꼬집었다.

서진수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은 “민간보험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환자들이 의학적 판단에 앞서 수술을 하거나 의료서비스를 이용해야 돈을 버는 역구조가 만들어졌다”면서 “건강보험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민간보험과 건강보험의 상호영향을 보건복지부가 관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도 “악의적으로 보험을 이용하려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보험을 들었기에 이용하려는 것일 뿐”이라며 “연일 보험상품을 선전해 팔고는 쓴다고 뭐라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보험설계 자체가 문제다. 비급여의 통제가 해법은 아니다. 오히려 자동차보험처럼 의료기관이 기피하는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

비급여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허윤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은 민간보험 1일 외래진료비 한도로 인해 MRI 검사 시 단기입원이 증가하는 문제를 예로 들며 “민간보험의 계약기준으로 인해 (건강보험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헤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 공사보험 상호영향에 대한 실질적 진단과 제도보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 공사보험연계법 필요성엔 ‘공감’… 내년엔 될까?

자문위에서의 발표 후 1년 6개월, 이날 공청회를 정의당 윤소하 의원과 공동개최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지 약 1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서로의 노림수는 다르고 세부 사항에서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가 ‘공·사보험 정책협의체’에서 논의를 시작한지도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협의체 구성에 앞서 합의한 끼워팔기 전면금지 등 몇몇 사안을 제외하면 진척이 없다시피 하다는 비난에 직면해있다.

실제 4일 금융위와 복지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간보험과 건강보험이 어떤 점에서 상호 영향을 미치는지, 기존 민간 보험상품이 어떻게 구성됐고, 그에 따른 반사이익의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융합형 상품에서 실손보험의 영역과 정액형 상품의 성격을 분리해 고려할 수 있을지 등 기본적인 분석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공사보험연계 논의초기 쟁점이 됐던 손해율의 산정기준과 발생기전에 대한 복지부와 금융위 간의 인식도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며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들이 바라는 사안이자 보험업계 또한 동의한 의료기관의 보험금 대리청구 혹은 청구간소화에 대한 사항도 합의된 점은 없어 보였다.

다만, 금융위와 복지부 관계자는 중요한 건 공사보험 연계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며 세부적인 사안은 법이 제정되는 과정이나 제정된 후 논의해도 늦지 않고, 현 시점에서 가장 우선돼야하는 점은 법안을 다룰 국회 내 상임위원회의 지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김 의원은 “올해 안에 법을 제정하고 싶었지만 아직 위원회도 정해지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라며 “국민 의료비 절감을 위해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듯하니 최대한 국회에서 빨리 논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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