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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86%, 의약품판매 관련 ‘법위반’2018-12-18 11:16:00

국민의 의약품 구매편의를 위해 도입된 ‘안전상비약 약국 외 판매’ 정책이 위법행위로 얼룩지고 있다. 의약계는 의약품의 편의점 판매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며 정부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부는 수수방관만 해왔다. 이에 약사들이 나섰다.

대한약사회 산하 편의점판매약관리본부는 편의점약 판매업소가 관련규정 9가지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전국에서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로 등록, 운영 중인 3만4994개소 중 837개소를 임의선정, 실태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편의점약 판매 준수사항을 지키며 판매하고 있는 곳은 14%(117개소)에 불과했다. 나머지 720개소(86%)는 1개에서 많게는 6개 항목을 위반한 업소도 있었다. 특히 GS25, CU, 세븐일레븐보다 이마트24, 미니스톱 등의 위법행위가 더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이 위반한 항목은 약사법 제44조의4와 동법 시행규칙 제28조에 규정된 ‘1회 판매수량 제한’ 규정이다. 법에는 안전상비약의 남용을 막기 위해 1회 판매 수량을 포장단위 1개로 제한하고 있지만, 70.7% 위반 업소는 결제시스템 여러 곳에서 나눠 결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2개 이상을 판매해오고 있었다.

이 외에도 안전상비약의 사용상 주의사항이나 판매자등록증을 게시하지 않고, 사격을 표시하지 않는 등의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심지어 사용기한이 지난 품목을 판매하거나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되지 않아 편의점에서의 판매가 금지된 의약품을 파는 곳도 있었다. 진열대와 의약품이 훼손되거나 오염된 사례도 발견됐다.

게다가 단순 판매 문제가 아닌 제도 취지 자체를 어기고 판매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들도 전체 실태조사 선정기관 중 6.5%에 달하는 54개소에 이르렀다.

현행 약사법 제44조의2에는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로 등록하려는 자는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를 갖춘 자’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동법 제76조의3 제1항에는 ‘등록기준에 미달한 경우 등록을 취소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적발 시 정부는 이들의 판매등록을 취소해야한다.

이와 관련 약사회는 “실태조사를 통해 판매업소 규정을 위반하는 문제는 여전했으며 이에 대한 지자체의 관리 또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판매업소로 등록돼 있으면서도 문을 닫아버리는 등 심야시간 안전상비의약품 구입이 불가한 곳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안전상비의약품 약국 외 판매제도가 국민건강 침해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소비자의 안전을 고려한 관리가 선행돼야한다”며 “국민의 의약품 구입 문제 해결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약사법에 규정된 내용에 따라 관리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