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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응급치료 위해 병원 역할 강화?…“결국은 예산문제”2019-05-16 04:01:00

정부가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고,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인 치료와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계와 협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필요한 시설?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수가 시범사업을 수행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예산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의료계는 아쉽다는 입장이다. 또 ‘사법입원제도 도입’과 관련해 하루빨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보건복지부는 중증 정신질환자가 적시에 적절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신응급의료기관’을 지정하고, 주간만 환자를 수용진료하는 낮병원을 활성화해 급성기 치료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증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발표했다.

증정신질환자의 범위는 질병의 위중도와 기능손상의 정도를 정의하는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 대체적으로 약 50만 명 내외의 중증정신질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증정신질환의 대표적인 원인 질병은 조현병, 조울증, 재발성 우울증이며, 정신의료기관과 정신요양시설에 약 7만 7000명의 중증정신질환자가 입원치료와 정신요양 서비스를 받고 있다.

복지부는 단기 추진과제에 정신과가 개설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에서 응급입원과 행정입원, 급성기 진료가 모두 가능한 의료기관을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신체질환이 동반된 정신응급 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도록 하고, 인근 응급실 및 정신의료기관과 병원간 이송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찰이나 119에서 자?타해 위험 환자 이송시 즉시 인계받아 진료를 제공하고, 입원 또는 적절한 병원으로 전원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난이도가 높고 자원 투입량이 많은 급성기 진료 특성을 반영해 올해 하반기에 시설?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수가 시범사업을 시행해 향후 응급입원, 급성기 환자 입원병동의 수가조정을 추진한다.

퇴원환자의 재입원 방지 및 지속치료를 위해 주요 거점병원에 다학제 사례관리팀을 설치하고 이에 대한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전문의,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으로 팀을 구성하고, 사례관리 프로그램 및 수가 개발을 추진한다.

낮병원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장기 입원을 줄이고 조기 퇴원, 탈원화 및 지역사회 돌봄 제공의 기반이 되는 낮병원은 현재 경제성이 낮아 설치율이 6% 미만에 불과하다. 이에 올해 하반기 낮병원 설치?운영을 위해 수가 개선을 추진하고, 환자의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의료계와 관련된 과제들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학계와 논의가 된 상태이다. 예산당국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다만 구체적인 예산액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이에 따라 단기 추진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예산 규모와 세부일정은 현재 진행 중인 내년도 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권준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복지부가 발표한 과제들은 과거에도 필요성이 제기됐던 부분들이다. 예산이 뒷받침 되지 않아 개선되지 못했던 것”이라며 “결국 예산이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질환자 관리체계를 개선하려는 느낌은 받았으나 전체적으로 구체적인 부분이 떨어진다. 특히 아쉬운 점은 환자들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함을 느끼는 것이 최근 이슈인데 이에 대한 대안이 부족하다”며 “경찰도 행정소송 등의 이유로 응급실에 온 정신질환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지난 2016년 복지부가 발표한 정신건강종합대책안에는 올해부터 사법입원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고 되어 있는데, 아직까지 논의가 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권 이사장은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도 제도가 개선되거나 변경되려면 1~2년 이상은 걸린다. 사법입원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관련 당사자인 사법부, 학회, 보호자, 환자단체, 변호사 등과 팀을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법입원제도 도입과 관련해 복지부는 중장기 개선과제에 포함시키고, 인권 보호와 치료 필요성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정익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지난 2016년 정신건강 종합대책안에 강제 입원시 사법기관에서 입원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체계를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그 후 정신건강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가 그 역할을 하고 있고, 현재 사법입원제도 도입 등 개정법률안 2건이 발의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홍 과장은 “법과 관련해서는 국회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사법입원제도 관련 방안 검토를 중장기 개선과제에 포함시켰다. 우선은 우리가 직접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들만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복지부는 조기치료 등 치료 지원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다. 사법입원제도 도입은 오히려 환자 인권과 관련돼 있어 복지부 방향과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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