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유통

진단부터 치료까지… ‘방사성의약품’ 차세대 동력으로 부각2023-08-17 06:03:00

쿠키뉴스 자료사진

암 뿐만 아니라 여러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차세대 약물로 ‘방사성의약품(RPT)’이 주목 받고 있다. 기존에는 진단용 의약품으로 활용됐다면 약물의 반감기가 짧아 안전하면서 암세포만 겨냥해 치료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져 최근 치료용 의약품으로도 활발히 개발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5억 달러(한화 약 8조6천억원) 수준이던 세계 방사선 치료 시장 규모는 연평균 6%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30년 112억 달러(약 14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방사성의약품은 암이나 질환을 유발하는 세포를 추적해 사멸시키는 물질과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한 약물이다. 방사선 동위원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질환 진단제부터 치료제까지 다방면으로 개발이 가능하다. 더불어 약효에 대한 반감기가 짧고, 전이성 암이라도 암세포만 제거할 수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Pluivcto)’를 허가 받은 미국 노바티스가 신약 개발 열기에 불을 지폈다. 

플루빅토는 방사성동위원소(177Lu)와 전립선 특이 세포막항원(PSMA) 결합을 통해 전립선암 세포에 치료 방사선을 전달하고 암 세포를 사멸한다. 지난해 4분기에만 1억7900만 달러(약 239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추후 연간 매출 2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기업들도 방사성의약품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글로벌 시장 형성 초기 단계로, 아직 경쟁률이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지주사 SK그룹이 미국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에 투자를 진행해 차세대 방사성의약품 핵심 원료인 ‘Ac-225’에 대한 아시아 4개국(한국·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독점공급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플루빅토가 원료 공급망 병목 현상에 걸려 예상보다 매출을 크게 띄우지 못했다면, SK바이오팜은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또한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과학자문위원회는 기술 도입이나 연구 등에 힘을 싣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위원회는 과학적 전문성을 기반으로 SK바이오팜과 협업을 전개해 방사성의약품 치료제는 물론 기술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한 과학적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사성 의약품 개발 전문업체 퓨처켐은 현재 플루빅토와 같은 기전의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FC705’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국내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퓨처켐 측은 플루빅토보다 적은 투여량으로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유지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전한다. 전립선암 진단제도 확보한 퓨쳐켐은 향후 전립선암의 진단·치료가 모두 가능한 파이프라인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내보였다. 

의료 전문가는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에 긍정적인 기대를 내비치면서도, 현재 개발 중이거나 개발된 신약의 접근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한핵의학회 관계자는 “방사선의약품은 신경, 심장, 종양, 정형외과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할 수 있는 첨단 전문의학 분야로, 일반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와는 다르다”며 “그동안 제약사들은 고가의 원료, 희귀암의 낮은 시장성 등을 이유로 개발을 꺼렸지만 최근 국내 기업, 연구기관들이 방사성의약품 연구에 뛰어들어 좋은 성과를 내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효과 좋은 신약들이 속속 등장해 환자들의 치료 옵션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금 당장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희귀·난치성 방사성의약품은 전무한 상태다. 출시된 국내 제품은 아직 없는 상황이며 해외는 제품이 있어도 규제상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해외로 원정을 가는 게 현실이다. 다행히 최근 국내에서 방사성의약품 ‘악티늄 도타테이트(Ac-225-DOTATATE)’ 임상을 시작해 곧 사용이 가능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가 생길 예정”이라며 “국내 개발 지원도 좋지만 당장 환자가 좋은 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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