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의 모든 것] 유방암으로부터 전이된 ‘전이성 뇌암’에 대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2013-10-10 11:37:01

글- 고영초, 조준 건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쿠키 건강 칼럼] 2010년 4월 43세의 아주머니가 일주일 전부터 약을 먹어도 계속되는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아주머니는 2005년 7월 왼쪽 유방암으로 수술 및 항암치료 후 5년간 경과를 관찰하던 중이었다.

진단 결과 유방암이 뇌로 전이 되었는데 무려 8개의 전이성 병변이 뇌 MRI에서 발견되었고 심지어 생명 중추인 숨골(뇌간부)에도 전이성 뇌종양이 있었다. 이미 뇌 여러 군데에서 전이성 뇌암이 발견된데다 개두술을 통한 접근이 쉽지 않은 숨골(뇌간부)까지 병변이 발견되어 개두술은 불가능해 보였고,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했다.

아주머니는 처음 발견되었던 8개의 전이성 뇌종양이 뇌 MRI상 사라져 2013년 8월 현재까지 외래를 다니며 추적 관찰 중이다.

전이성 뇌암은 전신에 있는 암에 의해 발생하는 흔한 합병증으로 두개강 내 종양 중 가장 흔한 종류이며 암환자 사망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최근 암의 발병률이 높아짐에 따라 전이성 뇌암 역시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남녀에 따라 발생하는 대표적인 암에 차이가 있는데 여자의 경우 유방암이 가장 흔히 뇌로 전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남자에게는 폐암이 대표적이다. 신체의 어떤 부위에 악성 암이 있는 환자에서 20~50%가 전이성 뇌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이성 뇌암의 원발성 암으로 폐, 유방, 피부, 신장, 소화기 계통의 암 등이 약 95%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 세포는 대부분 혈류를 통해 중추 신경계에 도달한다.

전이성 뇌암의 임상증상은 두개강 내 병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하며 두개강 내 압력 상승, 신경세포의 자극 및 파괴에 의해 나타난다. 대부분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지만 종양 내로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 갑자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 들어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전이성 뇌암의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수술은 머리 주위에 코발트 201개를 반구형으로 배치하여 각기 다른 방향에서 감마선을 조사하고 반구 중심에서 모든 감마선이 교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방사선원 하나에서 나온 감마선이 지나가는 중간 경로에 있는 정상 조직은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각 방향에서 들어간 감마선이 한 곳에서 모여 병변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무혈 뇌수술인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정상 뇌에 대한 손상 가능성이 가장 적은 치료 방법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전이성 뇌암에 대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각광받고 있는데 실제로 그 효과의 우수성이 각종 논문에서 발표되며 주목 받고 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로 전이성 뇌종양을 치료했을 경우 종양 성장 억제의 성공률은 약 95%이며 지금껏 사용 되었던 고전적 치료법과 비교해 볼 때 덜 침습적이고 효과적이며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따라서 지난 15년간 전이성 뇌종양에 대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3cm이상의 거대 전이성 뇌종양에 대해서도 감마 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이외에 전이성 뇌암의 치료로 최근 수년간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이 이용되고 있는데 개두술 및 종양제거술, 전뇌 방사선 치료, 전신적 화학 요법 등이 그것이다. 개두술 및 종양제거술은 원발성 암의 진행 정도, 병소의 위치, 신경 기능 이상 유무 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데, 개두술이 가능할 경우 환자 치료에 중요한 수명 연장의 수단이 된다. 전뇌 방사선 치료는 약 50~70% 환자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들어 신경 인지 기능(neurocognitive function) 저하 가능성에 대한 위험도가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전신적 화학 요법은 뇌병변 및 원발성 암을 동시에 치료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뇌와 혈관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blood-brain barrier) 및 항암제에 대한 암의 저항성 등으로 인해 약제에 대해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다른 치료 법과 달리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환자의 입원 기간이 이틀 내외로 환자에게는 매우 간단하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위해서는 수술 전 환자가 수술에 적합한지 먼저 검토되어야 하고 수술이 결정되면 수술 하루 전 입원하여 간단한 수술 준비를 한다. 다음날 아침 국소 마취를 해 머리에 고정장치를 위치시켜야 하며 이후 뇌 MRI를 촬영하여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에 필요한 영상 이미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 때 촬영한 뇌 MRI를 사용하여 방사선을 조사할 위치와 조사량을 결정 한다. 방사선 수술 치료 계획이 수립되면 환자는 감마나이프 실에 입실하여 수술을 시작하게 되며 수술하는 동안 환자는 아무런 통증이나 불편감 없이 음악을 들으며 누워 있으면 된다. 수술이 끝나면 환자의 머리에 씌워져 있던 고정장치를 제거하고 바로 일반병실로 이동하게 되며 수술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1968년 스웨덴의 렉셀이 처음 개발한 이후 신경외과 수술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감마 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치료 적응증은 매우 다양하다. 치료가 쉽지 않았던 뇌동정맥 기형, 전이성 뇌종양, 뇌하수체종양, 파킨슨병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신속하고 안전하게 방사선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그 치료 결과 또한 우수하여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빈도가 점차 높아져 가는 실정이다.

전이성 뇌종양 치료에 있어서 최근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치료 효과가 우수해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치료 결과를 고려해보면, 뇌동정맥 기형, 전이성 뇌종양, 뇌하수체종양, 파킨슨병 등에 대해서도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적극 권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