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시인 기형도를 읽다’…KBS ‘낭독의 발견’서 애독자들의 낭독무대

‘故 시인 기형도를 읽다’…KBS ‘낭독의 발견’서 애독자들의 낭독무대

기사승인 2009-03-12 17:13:03
[쿠키 문화] 1989년 3월, 스물아홉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시인 기형도. 우울한 시대적 상황에서도 치열하게 살았던 시인 기형도의 20주기를 기념해 KBS 1TV ‘낭독의 발견’에서는 ‘영원한 청년, 시인 기형도를 읽다’ 편을 통해 애독자들을 낭독무대에 서게 한다.

“그의 시는 어두운 절망이 아니라 나에게는 일종의 환희의 송가였다”고 말하는 29세 청년 박지환씨. 그는 누렇게 빛바랜 기형도 시집을 펼쳐들고 ‘질투는 나의 힘’을 읽어 내려간다. 이어서 오랫동안 문학의 꿈을 간직해온 애독자인 주부 이미란씨가 직접 쓴 자작시 ‘기형도를 읽는 밤’을 낭독한다.

80년대 동인지 활동을 통해 기형도 시인과 교류했던 이문재 시인은 “기 시인이 작품 속 검은 절망의 이미지와 달리 낭만적이고 유쾌한 성품이었다”고 회고한다. 이 시인은 시집 ‘입속의 검은 잎’에는 우울한 작품뿐 아니라 희망에 대한 믿음도 담고 있다며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를 낭독한다.

또 객석에 앉아 있던 기형도 시인의 초등학교 동창생인 여행 작가 송일봉씨도 만화 그리기를 즐겼던 소년 기형도의 어릴 적 사진과 함께 생생한 추억담을 전한다.

소리꾼 이자람은 기형도 시인의 대표시 ‘빈집’을 노래하고, 이 시인이 기형도 시의 독자들에게 띄우는 산문 ‘기형도에서 중얼거리다’를 읽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한다. 13일 밤 12시에 방송된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