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차라리 낫다”…부적응 예비역 복학생들 속출

“군대가 차라리 낫다”…부적응 예비역 복학생들 속출

기사승인 2013-03-14 14: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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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군 제대 후 이번학기에 서울소재 H대에 복학한 김영찬(23·가명)씨는 학교가 낯설다고 했다. 김씨는 “학생회 활동을 하느라 다른 남자 동기들 보다 1년 늦게 군 입대 했는데 복학해 보니, 같은 학년에 동기들이 한명도 없어 외롭고, 수업도 따라 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역 복학생 이일구(24·가명)씨는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편인데 군대 있을 때는 특별히 돈을 쓸 일이 없어 문제가 안됐지만 이제는 학비와 생활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2~3개해야 한다”며 “차라리 군대 있을 때가 몸과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개강 후 캠퍼스에는 봄기운 완연하지만 예비역 복학생들 가운데 우울함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고충은 대부분 대인관계 문제와 학업 문제,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압박감이다.

대전 C대학 3학년에 복학 한 박민현(24·가명)씨는 “수업이 끝나면 다들 무리지어 뿔뿔이 흩어지고, 결국 나 혼자만 덩그러니 남는다”며 “간식이나 밥을 사주는 등 물량 공세를 해도 후배들과 친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비역 복학생들의 수난은 이뿐이 아니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예비역 복학생에게 조별 과제를 미루는 얌체짓에 대해 성토하는 글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서울 소재 K대학 3학년 신모(24)씨는 “단지 나이가 많고, 학번이 높다는 이유로 조원들이 과제의 대부분을 맡긴다”며 “행여 후배들에게 도움을 청할까 해도 친한 후배도 없고, 나를 우습게 볼까봐 섣불리 말을 못 걸겠다”고 말했다.


예비역 복학생들의 학교 부적응은 심각한 문제를 촉발하기도 한다. 지난해 6월에는 광주 모 대학교 복학생 최모(당시 24세)씨가 광주 동구 모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당시 최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복학 후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때문에 매일 죽음만 생각하고 있다”는 유서가 발견됐다.

서울 건국대학교 학생상담소 관계자는 “새 학기가 시작하고, 예비역 복학생들의 상담요청은 주기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심리상담 연구기관 ‘나무와새 심리상담 연구원’의 안규옥 수석 연구원은 “군대를 제대한 복학생들은 급격한 환경변화로 심한 심리적 고통으로 우울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선·후배의 배려와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적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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