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건강] 태어난 지 몇 개월밖에 안 되는 어린 아기의 피부가 항상 붉고 피지로 번들거리고 염증까지 발생했다면 지루성피부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지루성피부염은 흔히 20, 30대 청장년층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아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루성피부염으로 진료 받은 환자수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1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연령대별 진료환자수는 20대가 4,84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70대 4,408명, 10대 4,374명 순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9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3,457명으로 40대 3,114명, 50대 3,244명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피지는 정상적인 양으로 피지샘에서 생성되어 모공을 통해 원활하게 배출되는 상태에서는 우리 피부를 보호하는 보호막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피지가 과잉 분비되거나 너무 부족하게 되면 이로 인해 피부건조증, 지루성피부염, 여드름 등 다양한 피부질환이 유발된다.
피지선의 활동이 증가된 부위에 발생하는 만성 습진성 피부염을 지루성피부염이라고 한다. 두피, 얼굴, 등, 가슴 부위처럼 피지선이 분포한 부위에 지루성피부염 증상이 주로 발생하게 되고, 그 부위가 붉어지고 가려우며 하얗거나 노란 각질을 동반하게 된다.
유아 지루성피부염은 생후 1~2개월의 아기에게 많고 2세가 되기 전의 아기들에게도 생기는데 두피나 안면부, 기저귀 부위 등 피지선이 잘 발달된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이는 경계가 뚜렷한 작은 수포가 있는 붉은 반점과 노란색의 기름기 있는 인설을 동반한 습진 형태를 보인다.
유아 지루성피부염은 대개 생후 6~8개월 이내에 자연히 쇠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는 필요하지 않지만, 환부를 손으로 문지르거나 손으로 각질이나 딱지를 뜯어내면서 피부에 상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 유아 아토피피부염은 대개 생후 2개월부터 발생하며, 뺨이나 이마, 팔다리의 접히는 부분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는 진물이 나거나 각질이 나타나는 급성 습진성 양상으로 나타나며 반복해서 재발하며 만성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아 지루성피부염과는 달리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늘마음한의원 이규호 원장은 “유아 지루성피부염은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가 피곤하지는 않은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있지는 않은지 꼼꼼하게 챙겨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실내 습도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주변 환경을 건조하지 않게 관리해 주고, 일주일에 5회 정도 머리를 감아주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을 때는 머리를 충분히 물에 적신 뒤 두피 안쪽에서부터 마사지하듯이 꼼꼼하게 감아준다. 말릴 때는 드라이기보다는 자연 건조시키고, 드라이기를 사용할 때는 찬바람을 사용하거나 약한 열로 말리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유아기에 지루성 피부염이 생겼을 경우 단순한 피부건조증 정도로 생각해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발병 초기에 치료해 만성화되는 것을 예방해야 장기간 고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