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교체 소용돌이 휘말린 아산 학예사들

시장교체 소용돌이 휘말린 아산 학예사들

2년전 문화유산팀장 배방읍 팀원 발령내더니
이번엔 팀장 복귀시키며 現팀장 염치면으로

기사승인 2025-04-17 10:53:31 업데이트 2025-04-17 13:59:04
지난 10일자 아산시 인사에서 지모 팀장(위)이 문화유산관리팀장에 복귀하고, 최모 팀장(아래)은 염치읍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산시

“아산시 학예사가 정치보복성 희생물이 됐나?” 아산시의 최근 학예연구사 인사조치를 둘러싸고 흉흉한 괴담이 돈다. 학술전문직인 학예사가 전현직 시장의 기싸움에 말려든 느낌이다. 

아산시는 지난 10일 최모 문화유산관리팀장을 염치면 산업개발팀장으로 발령냈다. 기술직 혹은 행정직 직원이 갈 자리에 학예사를 배치한 ‘특이한’ 인사다. 그리고 2년 전 문화유산관리팀장에서 배방읍 환경관리팀 팀원으로 좌천됐던 지모 팀장을 복귀시켰다. 박경귀 전 시장 낙마로 치러진 재선거에서 시장직에 복귀한 오세현 시장이 행한 첫 인사였다. 난데없이 학예직이 인사 핵심 포인트가 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아산시 학예사 수난시대가 열린 것인가. 발단은 2023년 7월 박 전 시장이 행한 인사였다. 지 팀장이 시장의 아산만 활용 정책에 반대하는 글을 외부매체에 쓰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팀장직을 잃고 배방읍자치센터 팀원이 됐다. 그 빈 자리는 자연스럽게 같은 학예직 최모 팀장이 채웠다. 그런데 당시 최 팀장이 마치 지 팀장을 밀어낸 것처럼 인식된 것인지 이번 새 시장의 인사 표적이 된 모양새다.

최 팀장은 학예직으로선 생뚱맞게 면지역 산업개발팀장을 맡았다. 갈 곳이 귀한 기술직들 팀장 자리를 원치않게 ‘차지’한 것이다.

지 팀장도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자신이 최 팀장을 몰아내고 자리를 되차지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두 전현직 시장이 아산의 많은 역사유산 행정을 책임질 학예사들을 갈라놓고, 그들이 고유 업무에 열중하는 걸 막고 있는 셈이다.

 

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조한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