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경수·김동연, ‘내란 종식’ 공감대…감세·당 정체성은 ‘이견’

이재명·김경수·김동연, ‘내란 종식’ 공감대…감세·당 정체성은 ‘이견’

이재명 “K이니셔티브”·김동연 “경제”·김경수 “메가시티”
‘감세’ 행보 이재명 “증세 바람직하지 않아”…김동연·김경수는 ‘우려’
대통령 집무실…이재명 “일단 용산”·2金 “바로 세종 이전해야”
민주당 정체성 두고 이재명 “중도보수”·김경수 “중도”·김동연 “진보”

기사승인 2025-04-18 23:42:32 업데이트 2025-04-19 08:28:40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오른쪽부터)·김경수·김동연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첫 TV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은 첫 TV토론회에서 ‘내란 종식’에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 증세, 당의 정체성 등을 두고는 이견을 보였다. 

이재명·김동연·김경수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첫 TV 토론회를 갖고 각종 정책 이슈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세 후보는 출마 당시 내세운 집권 비전인 ‘K-이니셔티브’ ‘경제’ ‘메가시티’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정권에 의해 대한민국의 국제 신인도도 떨어지고 경제 상황도 어려워졌다. 그러나 국민이 빛의 혁명으로 난국을 이겨내고 있다”며 “K-이니셔티브, 국민의 힘으로 우리가 반드시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의 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동연 후보는 “저는 대한민국 경제를 운영한 경험과 여러 차례 경제 위기를 극복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반드시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도 “5대 권역별 메가시티를 통해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겠다”며 “AI와 디지털전환 기후경제, 녹색산업, 인재공화국을 5대 메가시티와 연결해 혁신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책 마련에 대해 공감대를 모았다. 다만 그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조금씩 갈렸다. 

이재명 후보는 “내란 사태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 아직 내란 세력이 그 정체를 숨기고 정부 안에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 진상에 따른 철저한 책임, 확실한 예방대책으로서의 법률 개정 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후보는 “정치·경제·사회 기득권자들의 기득권 유지 확장을 막을 선거제도를 개편하고 경제 운영 틀을 바꿔야 한다”면서도 “불법 내란을 일으킨 사람들에 대한 사면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도 “내란 세력 단죄가 첫 번째 과제”라며 “계엄 자체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 김경수·김동연 후보는 집권 후 바로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단계별 이전’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당선되면) 일단 용산 대통령실을 쓰다가 청와대에 다시 들어가는 게 좋겠다”며 “장기적으로는 세종이 마지막 정착지”라고 밝혔다. 

증세·감세와 관련한 조세 정책을 두고도 의견이 나뉘었다. 이재명 후보는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 반면 김경수·김동연 후보는 감세 정책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현재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기에 정부의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는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재원은 지출 조정 등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 이후 길게 성장률을 회복해 재정의 근본적 대책을 만드는 게 합당하다”고 했다. 

이에 김경수 후보는 “지금 우리가 처한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려면 적극적 재정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재정을 확대하려면 (이 후보가 말한대로) 조세 재정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사실상 이 후보의 의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국민과 (감세 문제를) 상의하려면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의 뼈를 깎는 자기 혁신도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다.

김동연 후보는 “정치인들이 많은 감세 공약을 내세우지만 이는 정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당 정체성을 놓고는 이재명 후보와 김경수 후보가 ‘중도정당’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동연 후보는 “진보의 가치는 변함이 없다”고 맞섰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중도에서 약간 진보 쪽에 가깝다”면서 “그러나 현재 민주당은 중도 개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진보라고 하긴 어려운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수 진영이 보수 역할을 팽개치면서 민주당이 보수적 영역의 일부를 책임져야 한다”며 “현실에서 필요하고 유용한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이 바로 정치다. 민주당은 진보일 수도 있고 보수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김경수 후보도 “진보·보수 논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이고, 이에 대한 해법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하고 찾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라며 “진보적 가치에 뿌리를 둔 중도 정당으로서 중도보수, 보수까지도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다만 김동연 후보는 “지금 민주당 정체성의 본질은 기존의 ‘공정·평등·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가치”라며 “이 후보가 언급한 실용적인 방법을 충분히 고려하고, 차용할 순 있지만 진보의 가치는 변함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진행된 1차 토론을 시작으로 23일과 25일 각각 2차, 3차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