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관세’에 조선업 카드 만지작…“탄핵상황 고려해야”

정부, ‘美 관세’에 조선업 카드 만지작…“탄핵상황 고려해야”

박상병 “대통령 탄핵당한 상태…美 여유 둘 가능성↑”
“조선업 日도 쥔 카드…성동격서 식으로 다른 산업 언급될 수 있어”

기사승인 2025-04-25 18:08:44 업데이트 2025-04-25 18:24:39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2+2 통상협의’에서 무역 투자와 조선업, 에너지 등이 주요 협상카드가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탄핵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협상은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미국의 우호적인 반응에도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를 마친 후 “한국에 부과된 관세에 대한 면제와 예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무역 투자와 조선업, 에너지 등 미국의 관심에 대한 한국의 협력 의지와 비전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장관도 “미국이 양국의 조선업 협력 비전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를 드러냈다는 생각”이라며 “이 자리에서 한국의 미국 대규모 투자, 기술 협력, 조선업 인재양성 등의 비전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조선업이 양국 관세 협상에 핵심카드로 작용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조선업 약화’가 있다. 미국 내 조선소는 20여개로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 조선업이 약화하면 해군력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어 미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조선업은 지난해 한국을 뒤집고 조선업 1위를 기록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 1위를 중국에 내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선업 강화는 해군력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안보에도 큰 영향이 발생한다.

중국 해군은 2030년까지 435척의 군함을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미국 해군 290척에 비해 145척 많은 수치다.

조선업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이지만,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정부가 불안해져 미국이 협상에 여유를 둘 가능성도 있다. 조선업이 유일무이한 카드가 아니므로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회담은 미국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대통령 탄핵으로 임시정부나 다름없어 제대로 된 합의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도 이를 알고,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조선업은 일본도 가지고 있는 카드다. 우리나라가 앞서고 있지만, 유일무이한 협상 카드는 아니다”라며 “성동격서(聲東擊書) 전략으로 반도체나 자동차 등 다른 산업을 건드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