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부터 엄청난 규모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사업을 해왔다. 현재 300명이 넘는 인력이 블록체인 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김석환 위믹스 대표)
김석환 위믹스 재단(WEMIX PTE. LTD.) 대표는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테크1타워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에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이는 2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돼 있던 위믹스(WEMIX)를 상장 폐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 거래소에서 두 번째로 거래지원 중지(상장 폐지) 조치를 받은 위믹스에 대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결정이 “자의적”이라며 날을 세웠다. 위믹스는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블록체인 가상화폐다.
위믹스는 앞서 2022년에도 유통량 공시 문제로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바 있다. 당시 업비트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에 순차적으로 복귀하면서 현재까지 거래를 지속하고 있었다. 위메이드는 2022년에도 국내 거래소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하며 DAXA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김 대표는 “2022년 사건은 저희 잘못이라 볼 수도 있다. 왜냐면 당시 코코아파이낸스에 담보를 제공한 것이 사실이고 이 내용이 거래소에 제출한 유통량 자료와 다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원인이 해킹”이라고 선을 그은 김 대표는 “국내 굴지의 IT 기업도 해킹으로 지금 곤욕을 치르고 있고, 정부 기관도 해킹당한다. 불가항력적 이유”라고 적극 어필하면서 현재 상황이 2022년과 다르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상장 폐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김 대표는 “DAXA 측에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소명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 결정을 납득할 수 없고,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위믹스 상장 폐지 이후에도 블록체인 및 웹3 게임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저희가 2018년부터 엄청난 규모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사업을 해왔다. 현재도 300명이 넘는 인력이 블록체인 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글로벌 시장 중요성을 높게 보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도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 유치 기회를 알아보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출시할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 버전을 통해 해외 블록체인 업계에서 다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면서 “해외 거래소 추가 상장도 추진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DAXA에 대한 성토도 이어갔다. 김 대표는 “DAXA는 거래소 간 민간 단체임에도 상장 결정, 거래 수행, 상장 폐지까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고 지적하면서 “의사결정 과정과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지도 않고 있고, 내부 규정이라며 몇줄 짜리 공지를 내는 것이 전부”라고 주장하면서 DAXA를 직격했다.
한편 위믹스는 지난 2월28일 가상화폐 지갑 해킹으로 약 90억원에 달하는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을 탈취당한 바 있다. 이같은 사실은 위믹스 측이 3월4일 해킹 피해 사실을 밝히면서 처음 알려졌다. DAXA 측은 해킹 사실을 인지한 날짜와 피해 사실을 알린 날짜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해킹 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건 발생 첫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외부 보안 업체와도 공동 대응을 시작했다”면서 “은폐하려고 했다면 그렇게 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촉박한 일정에도 DAXA 요청대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증을 받은 보안 컨설팅 업체로부터 보안 취약점과 침투 경로 등을 점검받았다”고 설명했다.
DAXA 결정에 불복하고 있는 김 대표는 “거래 지원 종료를 발표하며 보안 관련 이유를 들었는데, KISA 인증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고 추궁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어 “언제든지 자신이 투자한 코인이 상폐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국내 블록체인 투자자들이 어떻게 투자할 수 있겠냐”면서 “DAXA가 스스로 시장 안정성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해외 프로젝트들에도 저희에게 요구한 것과 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DAXA의 이번 ‘재상폐’ 결정을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