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 전세시장에 다음 달 6000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상반기 중 최다 공급 물량으로 전셋값 안정화에 기여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141건으로 전월(1만3803건) 대비 26.5%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9월(9255건) 이후 최저치로 전세 거래는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전세 거래 감소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1만6205세대가 입주했다. 다만 이 중 경기 입주물량이 8436세대로 전체 입주물량의 52%를 차지했다. 서울은 541세대로 5.1%에 불과했다.
특히 공급 부족은 전세가 상승을 견인한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동향을 보면, 서울 주택 전세는 2023년 8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월부터는 4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2월 0.02%를 시작으로 3월 0.10%, 4월 0.16%, 5월 0.22%를 기록했다. 구별로 살펴보면 관악구(0.76%), 송파구(0.76%), 종로구(0.72%), 서초구(0.61%), 금천구(0.36%), 강남구(0.36%), 양천구(0.33%) 등이 상승했다. 반면 강북구(-0.20%), 성북구(-0.02%) 두 곳은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 속 다음 달 상반기 중 최다 물량인 6168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전세 가뭄에 단비가 내릴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한 ‘메이플자이’(3307가구)와 동대문구 휘경3구역을 재개발한 ‘휘경자이디센시아’(1806가구), 중랑구 중화1구역을 재개발한 ‘리버센 SK뷰 롯데캐슬’(1055가구) 등이다.
직방은 대규모 단지 입주로 일부 지역에선 전세 매물 증가에 따른 가격 조정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직방 관계자는 “서초구는 수요 기반이 탄탄해 입주에 따른 영향이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크지만 동대문구는 이번 휘경자이디센시아 입주 이후에도 후속 입주가 예정돼 있어 일정 기간 공급 부담이 지속되며 전세시장 조정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다만 이러한 흐름은 계절적 비수기와 겹치는 일시적 공급 집중 현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국면이어서 단기적 변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시적인 공급 증가로 인해 가격 조정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잠시 공급 물량이 많이 나오나 내년부터 공급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 조정이 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격이 많이 안 오르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한다.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 R114 리서치랩장도 “지난해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00가구)가 입주했으나 가격 안정화 효과는 미미했다”며 “특히 서울은 대부분 정비사업으로 조합원 분을 제외하면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전월세 물량은 적다”고 설명했다. 윤 랩장은 “다만 일시적으로 안정화를 보이긴 하는데 굉장히 일시적”이라며 “3개월에 그친다.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