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콘크리트 경사면을 친환경 생태공간으로"

[쿠키과학]"콘크리트 경사면을 친환경 생태공간으로"

지질자원연, 숏크리트 생태복원기술 개발
경사면 구조기능 유지하면서 생태계 복원
경관 개선, 생물다양성 증진, 유지관리 비용 절감 등 기대

기사승인 2025-06-04 11:14:26
충북 보은군 콘크리트 비탈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탈면 콘크리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수, 절리 등으로 안전성이 떨어지고 미관을 비롯한 환경 친화도도 낮다.

이에 따라 비탈면 풍화 방지와 구조적 안정성을 옾이기 위해 숏크리트(shotcrete) 공법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시간에 따른 노후화와 경관 및 생태계 훼손, 유지관리 어려움 등의 문제가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이하 지질자원연) 광물자원연구본부 자원환경연구센터 김재곤 박사팀이 기존 숏크리트의 구조적 기능을 유지하면서 생태복원이 가능한 ‘콘크리트 비탈면 생태복원기술’을 개발했다. 

충북 보은군 콘크리트 비탈면에 생태복원기술을 적용한 결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숏크리트는 시멘트 몰타르를 압송해 굴착면에 직접 분사해 식생의 활착을 방해하고 수분 공급을 차단한다. 특히 알칼리, 암모니아, 중금속 등 식물에 해로운 물질을 용출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수분공급이 원활하고, 유해물질로부터 식생을 보호할 수 있는 복원기술이 필요하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콘크리트 뒷면의 암반이나 토사로부터 식생으로 수분을 원활히 공급하는 통로인 배수공을 설지차고, 콘크리트 표면에 처리제를 살포해 알칼리 중화층과 중금속 불용화, 칼슘 코팅층이 형성한다. 여기에 보습력과 영양분 함량이 높아 식생 활착을 유도하는 식생기반층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식생의 뿌리가 콘크리트로부터 상승하는 알칼리와 중금속을 중화시킬 수 있는 알칼리 중화층을 조성하고, 보습력과 영양분 함량이 높은 식생기반층을 만들어 식물이 안정적으로 활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 연구팀은 기술을 충북 보은군 국도변 숏크리트 시공 비탈면에 시범 적용하고 식생 활착 및 성장상태를 추적 관찰한 결과 현장 적용성과 효용성을 검증했다.

충북 보은군 콘크리트 비탈면에 생태복원기술을 시공하는 과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에 따라 향후 도로비탈면 등 다양한 건설현장에 적용해 콘크리트 비탈면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생태복원과 유지보수의 효율성 높여 친환경 기술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박사는 “콘크리트 비탈면 생태복원기술은 단순한 구조적 복원을 넘어 콘크리트로 인한 생태계 단절과 환경 훼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친환경적인 대안”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자연환경과 기술을 융합하는 친환경 연구를 통해 다양한 생태적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질자원연 패밀리기업인 산수그린텍㈜과 협동연구로 진행됐고,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