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폴란드 ‘방산 동맹’ 격상… K-방산, 유럽 NATO 시장 ‘게임 체인저’ 되나

한-폴란드 ‘방산 동맹’ 격상… K-방산, 유럽 NATO 시장 ‘게임 체인저’ 되나

기사승인 2026-04-16 16:59:46 업데이트 2026-04-16 17:21:45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과 K10.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며 K-방산이 유럽 진출의 새 국면을 맞았다. 이는 폴란드 현지 공동 생산과 기술 이전을 포함한 고도화된 방산 협력으로, NATO 최전선 생산·보급 거점 전략이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고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 투스크 총리는 “양국 관계의 핵심 동력은 여전히 방위산업 협력”이라며 “이 협력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고 기술 이전, 폴란드 현지화, 생산 기지의 폴란드 이전에도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U의 유럽방위산업프로그램(EDIP) 등 방산 자립 강화는 무역 장벽이지만, NATO 생산 기반 약화 속 한국은 일본·호주와 함께 ‘Buy European’ 정책 한시 예외국으로 반사이익을 누린다. 이에 폴란드가 한국 무기의 유럽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내 생산 기반 붕괴로 인해 한국이 부족한 전력 공백을 메우는 ‘갭 필러’로서 한시적 예외를 인정받는 기회를 얻었다”며 “폴란드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하는 가교 전략이 NATO 시장 안착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폴란드 현지화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로템은 2025년 약 9조원 규모 K2 전차 2차 계약을 추진하며 2029년 폴란드형 K2PL 현지 생산으로 동유럽 표준을 노린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폴란드의 생산 능력 확보는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2차 계약부터 기술 이전이 본격화됨을 시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일 천무 유도탄 현지 생산 라이선스 계약을 바탕으로 WB그룹과 유럽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1·2차 실행계약 마무리 후 3차 협의 중으로, K9·천무 통합 생태계를 통해 유럽 MRO·재수출 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조 현지화에는 구매국 인프라를 고려한 ‘단계적 빌드업’ 전략이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급망이 없는 상태에서 도면만으로는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조립 생산과 유지·보수 기술부터 전수하며 파트너십을 다지는 단계가 필요하다”며 기술 전수의 속도 조절을 강조했다.

초대형 수주만큼 안정적 금융 지원이 핵심이다. 폴란드 무기 도입 예산이 국방비를 초과하는 가운데 수출입은행은 수은법 개정을 통해 자본금 25조원 증액하고, 연 2조원씩 단계적으로 현물출자 한도를 확대한다. 현대로템은 수은·무보 국책 금융 중심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중은행 론 등으로 금융 다각화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방산 금융 확충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되, 방위 산업이 장기간에 걸친 만큼 안정적 사업관리를 위해 방산 생태계 전체를 키우는 전용 재원을 더욱 확충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지난 2022년 이집트 K9 자주포 및 포탄 수출 때처럼 대금 회수가 지연되는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 간 페이먼트 스케줄에 대한 세밀한 채권 관리 체계 구축도 병행돼야 한다는 평가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폴란드라는 가교를 통해 유럽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실무 차원의 리스크 관리와 더불어, 수출 금융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전용 재원인 ‘평화방위기금’ 같은 체계적인 육성 지원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며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 K-방산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마스터플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