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이슈추적] 자녀의 ADHD 아빠는 남몰라라…엄마 나홀로 양육

[K-이슈추적] 자녀의 ADHD 아빠는 남몰라라…엄마 나홀로 양육

기사승인 2016-03-31 10:26:56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내 아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엄마는 직감해요. 하지만 아빠는 잘 몰라요. 그래서 더 힘든 병 같아요. 아이에게 심한 ADHD 생겼다는 걸 아빤 모르고 엄마만 아니깐….”

네 살 남아 동휘는 ‘엄마’와 ‘있잖아’를 열 번 반복하고 나서야 본 이야기를 시작한다.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있잖아, 있잖아, 있잖아, 있잖아, 있잖아, 있잖아…” 이 뿐만이 아니다. 아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다가도 갑자기 화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쉽게 진정하지 못했다. 울고, 소리지르기 등을 1시간쯤 하고 나서야 아이는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동휘 엄마는 어렵게 응한 인터뷰에서 “주변 사람들이 우리 아이의 이상한 모습을 인지하기 시작했을 때도 쉽게 병원을 가지 못했다. 정신과 다니는 이상한 아이라고 낙인찍힐 게 두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휘 엄마를 더 애타게 하는 것은 남편의 무신경함이었다. 동휘 아빠는 아이의 이상한 행동을 성장하는 과정에서 보일 수 있는 보통의 모습으로 치부했다. 엄마 강 씨는 남편을 설득해 아이를 대형병원 소아정신과에 데리고 갔다. 물론 남편의 배려는 없었다. 아이는 엄마의 예상처럼 ADHD를 진단받았다.

자녀의 ADHD 진단을 위해 부모의 면담이 이뤄진다. 부모는 관찰자 입장에서 학교생활의 적응 정도와 또래와의 관계를 설명한다. 또한 자녀를 임신 했을 때 상황, 출산 이후 상황 등을 조사한다. 임신 중 부부 사이는 좋았는지, 산후 우울증을 없었는지 등을 묻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엄마는 자녀의 ADHD가 본인 때문인 것 같은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실제 동휘 엄마는 검사과정에서 심한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강 씨는 “아이가 아픈 게 나 때문인 것만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더 아프다. 현재 동휘 엄마는 정신과에서 우울증과 수면제를 처방 받아 복용 중이다. 강 씨는 “남편도 내가 약 먹는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강 씨 뿐 아니라 ADHD 자녀를 둔 엄마들이 일반 자녀를 둔 엄마보다 우울 정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ADHD 아동의 치료와 양육 몫이 온전히 엄마에게 맡겨진 경우 더 하다. 강 씨는 “아빠는 아침·저녁에 잠깐씩 놀아주는 게 전부라 아이의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다”며 “잘 기르면 되지, 꼭 병원치료를 해야겠냐고 타박할 때 슬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ADHD 아동의 치료와 양육에 아버지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이가 어릴수록 아빠는 중추적인 경제적 활동으로 자녀양육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어머니 정신건상도 아이의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남편의 지지는 엄마의 양육 부담을 줄이고 아동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일이라고 조언한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ADHD 치료는 가족의 지지가 필수적”이라며 “약물치료 외 가정에서 행동치료가 잘 이뤄질 때 빠르게 호전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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