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함 필요한 심사평가원, 포말리스트 보험등재 되나?

유연함 필요한 심사평가원, 포말리스트 보험등재 되나?

기사승인 2016-08-30 10:06:22 업데이트 2016-08-30 10:11:51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국내 허가된 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보험등재 난항을 겪느라 환자 치료에 사용되지 못했던 세엘진 코리아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포말리스트(성분 포말리도마이드)가 급여 초읽기에 들어갔다.

세엘진의 포말리스트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검토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말리스트는 올해 초 위험분담계약제로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의 비급여 판정을 받았다. 회사는 약 반년간 심평원과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설득 근거 자료를 취합했으며, 이의신청을 통해 재평가를 받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환자수 5000명 남짓인 다발골수종은 신약이 개발돼 국내 도입될 때 마다, 심평원의 비용효과성 장벽을 넘는데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4년 위험분담제가 시행되면서 혜택을 받은 레블리미드의 경우 무려 5년만에 건강보험 급여가 됐는데, 이는 해외보다 7년이나 늦은 시점이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고형암과는 다른 희귀혈액암 다발골수종이 갖고 있는 치료제 특성, 그리고 우리나라 고유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결과라는 의견이다. 

한국다발골수종연구회 소속 가톨릭의대 민창기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대부분 환자에서 재발이 반복되고 장기간 지속되는 질환이다. 혈액암 중에서도 백혈병, 림프종 치료와는 또 다르다”며 “글로벌 진료지침에서는 안정상태(stable disease, SD)를 치료효과의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 질병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유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급여기준 상 최소관해(minimal response, MR) 이상의 효과를 봐야 치료효과로 인정받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진료 지침과 국내 급여기준의 차이가 있어, 불가피하게 생길 수 밖에 없는 간극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심평원의 의사결정에 합리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백민환 회장은 “포말리스트 문제가 국내 급여기준이 글로벌 지침을 따라가지 못해서 생긴 것이라면, 그런 기준을 만든 당사자가 직접 매듭을 풀어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 보건의료 공약사항의 핵심이 고가 항암제 접근성을 향상인 만큼, 각기 특징이 있어 경제성 평가가 어려운 약제는 충분히 유연함의 지혜를 발휘해 환자를 위한 최선의 논의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창기 교수는 “학회에서는 포말리스트가 국내 환자들을 위한 치료 옵션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포말리스트는 이미 다른 국가에서 환자들에게 충분한 임상적 근거를 갖고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만 제도적, 재정적 한계로 치료에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할 것이다.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을 위해 기존 자료들을 기반으로 합리적인 협의를 통해 최대한 빨리 보험적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등의 치료제들이 선급여 후보완을 통해 점진적으로 건강보험 급여 확대가 된 바 있다.

다발골수종은 백혈병, 림프종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감염이나 질병과 싸우는 항체를 생성·분비하는 형질세포(plasma cell)의 비정상적인 증식에 의해 전신에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더 이상 듣지 않는 환자들은 새로운 치료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가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급여권 안에서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들이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벨케이드와 레블리미드 단 두 가지뿐으로, 3차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한 달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약값을 지불해야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백민환 환우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환우회에 등록된 환자들이 여러명 생사를 달리했다. 환자들에게는 한달, 한달이 희망고문으로 고통스럽다. 심평원이 포말리스트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유연함을 발휘한 좋은 선례를 남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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