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신경심리검사만으로도 3년 이내의 개인별 치매 진행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치매 발병 조기예측 모델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에 따라 치매 발병 여부를 미리 예측하고 조기 발견과 치료, 예방 관리를 통한 발벙 지연과 치매 유병률 감소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치매 발병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코호트기반 아밀로이드병리 관련 생체지표 분석연구’ 제목의 이번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상원 교수가 연구책임자로 연구를 수행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서상원 교수, 장혜민 임상강사, 의생명정보센터)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신경심리검사 결과만으로 개인별 치매 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해 3년 이내 치매 진행 여부를 간단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노모그램)을 개발했다.
경도인지장애란 인지기능의 저하가 관찰되지만 일상생활능력의 저하가 동반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에서 치매로 이행되는 중간단계로,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하는 치매 고위험군이다.
연구팀이 적용한 신경심리검사는 치매환자에서 인지기능 평가를 목적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치매 원인질환의 감별진단 또는 환자의 질병경과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된다. 서울신경심리검사(SNSB)는 인지기능에 대한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정보제공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검사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된 예측모델은 도식을 이용해 진료실에서 쉽고 간단하게 적용이 가능하다. 예측모델은 나이와 기억장애의 양상(시각기억, 언어기억), 기억장애의 정도(초기, 후기), 인지장애의 영역(단일영역, 다중영역) 등 4가지 위험요인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 모델은 3년 이내 치매 전환 확률을 75%의 정확도로 예측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치매 예측 모델 어떻게 개발했나
서상원 교수 연구팀은 국내 31개 병원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서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하고 3년 이상 추적 관찰한 338명 환자의 데이터를 기초로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해 치매전환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학술연구용역사업에 참여한 환자(경도인지장애 및 치매환자) 60명과 추가로 기타 치매임상연구(노인성 치매 임상연구센터 연구 등)에 참여한 환자 278명 등 총 338명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3년 추적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3년 이내 치매로 전환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고려하기 위해 내원 시점 신경심리검사를 이용해 ▲기억장애의 양상(시각기억, 언어기억) ▲기억장애의 정도(초기, 후기) ▲인지장애의 영역(단일영역, 다중영역) ▲나이에 따라 분류해 위험도를 구하고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했다.
산출된 치매발병위험지수로 최종값을 계산해 치매진행 확률을 얻는다. 이 치매진행 확률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3년 이내 실제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언어기억력 혹은 언어기억력과 시각기억력이 같이 저하되거나, 기억장애의 정도가 심하거나, 다발성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 치매 전환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된 치매전환 예측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 데이터에 적용해보았을 때 실제 치매전환 확률과 예측모델에 의한 치매전환 확률이 75%이상의 일치도를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예를 들어 70세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언어와 시각기억장애의 정도가 후기단계이고 다발성 인지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55(나이 70세)+37(치매양상)+15(기억장애의 정도)+33(인지장애영역의 다중도)’으로 계산돼 전체점수가 140점이다. 이 환자의 3년 이내 치매진행 확률은 80%이며, 정확도는 75% 이상이다.
◇연구 결과 국내 특허 출원 완료, 국제학술지에 발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8월 ‘신경심리검사를 이용한 치매 발병 예측 방법 및 예측 시스템’으로 국내 특허 출원이 완료됐따. 또한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온라인판에 11월7일자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예측모델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개인별 예후 예측이 가능해짐에 따라 환자와 의사 면담 과정에서 환자 개개인에 대해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치료 방안 및 예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원 교수는 “환자 개개인에게 적용 가능한 치매발병 예측모델을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치매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하고 운동요법 및 인지증진프로그램 등 예방적 개입을 도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자 본인이 치매 발병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것은 치매 예방·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결과는 추후 임상적용을 위해 더 많은 대상자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치매를 조기진단해 적극적인 예방관리 및 조기치료를 통해 질병의 악화를 지연시켜, 발병지연 및 유병률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또한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향상 및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사업 (치매뇌조직은행 및 임상연구정보DB 구축)을 통해 치매 진단정확성을 개선하고, 치매 조기진단기술의 임상적용 및 실용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어] 노모그램=신경심리검사 결과를 각 변수로 하여 그 관계를 그림으로 표시한 수치를 읽기 편리하도록 만든 도표 또는 계산표.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