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에서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A씨.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 날이 풀리는 2~3월은 겨울내 주춤했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기지만, 설 명절 이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때문에 신용카드대금과 대출이자도 내지 못할 정도다. 임대료와 공과금 지출에 건강보험료 고지서까지 날아오자 큰 부담이 됐다. A씨는 병원 이용을 하지 않았음에도 적지 않은 돈을 보험료로 내려니 억울하기도 하고 지출을 줄여야 해 결국 건보료 납부를 미뤘다.
A씨의 사연과 같이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소상공인 10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7.9%가 이번 사태 이후 사업장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매출이 지난해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자 비율은 44%나 됐다.

휴업‧폐업으로 소득 없어야 바로 적용
조정신청하면 5개월 앞당겨 건보료 조정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
소득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달 내야 하는 건보료는 자영업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건보료는 전년도 귀속분 소득금액을 통해 산정된 금액을 약 1년간 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소득이 크게 줄었더라도 건보료가 감면되지 않는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1인 사업장은 지역가입자로 분류돼 소득과 자동차, 재산을 통해 보험료가 산정된다. 즉, 지역가입자 본인이 무주택자이면서 전세에 산다면 전세를 기준으로, 주택이나 건물, 땅 등을 소유하고 있다면 그것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다만 가계부채는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대출금을 포함한 재산에 건보료가 매겨진다.
현재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에 적용하는 소득은 2018년도 귀속분 종합소득(2019년 5월에 국세청 확정 소득)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적용된다. 쉽게 말해, 2018년 대비 매출이 크게 줄었더라도 10월까지 당시 산정된 건보료를 내야한다는 말이다. 올해 소득은 2020년도 종합소득이 확정된 이후(2021년 6월 이후)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내년 11월부터 발생하는 건보료에 반영된다.
국회에서 코로나19로 된서리를 맞은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건보료 감면 조치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지금 당장 소득이 줄었다고 해도 바로 지역가입자의 건보료가 줄진 않는다. 폐업이나 휴업으로 소득 발생이 중단되면 변동이 생길 수 있지만, 증명서를 내야하고 1일이 속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법에 따르면, 건강보험료 납부 가입자의 자격이 변동될 경우 실제 가입자격이 매월 1일에 속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3월 1일 휴업‧폐업을 하면 변동된 자격을 기준으로 그 달 건보료에 반영된다. 2일에 했다면 4월부터 반영된다. 이는 4월까지 휴업 및 폐업 상태가 지속돼야 한다는 의미다.
전년대비 소득과 재산이 감소했다면 건보료 조정신청을 할 수도 있다. 7월에 서류를 제출하면 6월부터 건보료가 조정된다. 이 관계자는 “조정신청을 하면 단 몇 개월이라도 일찍 감면된 금액으로 건보료를 낼 수 있다. 신청을 하지 않으면 11월부터 반영된다”라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건보료 미납자들을 대상으로 체납 독촉장을 발송하고 있고, 압류 등을 통해 강제로 보험료 체납분을 징수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납자는 일부 금융기관의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건보공단 관계자는 “만약 코로나19 관련 보건복지부나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의 정책적 결정이 있는 경우 건보공단 차원에서 연체금 징수 예외 및 체납처분 유예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처 차원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는 진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건보료 부분은 복지부뿐만 아니라 기재부 등 관계부처 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며 “지금은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 손실보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은 소득이 적거나 없는 은퇴자‧지역가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추진한 1단계 개편에서는 성별, 나이 등에 따라 소득을 추정해 보험료를 부과했던 ‘평가소득’ 기준을 폐지했다. 또 재산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9년 이상 된 자동차나 생계형 영업차에는 건보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2022년 7월 2단계 개편에서는 4000만원이상의 고가차를 제외한 모든 자동차에 보험료를 면제한다. 아울러 지역가입자가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 또는 임차하기 위해 자금을 대출받고 공단에 통보하는 경우, 보험료 부과점수 산정 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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