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정부와 의사단체의 갈등으로 간호사들이 업무 가중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지속된 전공의·전임의 집단휴진으로 의료 현장에는 공백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평상시에도 충분하지 않았던 간호사 인력이 감당해야 할 업무 강도는 높아진 실정이다.
간호계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대한간호협회는 “의사들이 자리를 비운 진료현장에서 간호사들의 업무부담은 가중됐고, 근무 환경도 악화됐다”며 “의사들은 의료공백 상태를 발생시킨 집단휴진을 당장 중단하고, 의료인들이 함께 당면한 코로나19 재확산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환자들이 느끼는 피로감도 강해져 간호사들의 고충을 더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박민숙 간호사는 “전공의·전문의사 수술실과 응급실을 모두 비우고 나가버려 환자들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대기 시간도 길어졌다”며 “간호사가 환자를 살피러 다가가면 ‘의사가 맞느냐’며 따져 묻는 경우도 부쩍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군가는 환자를 봐야 하는데, 병원에 남은 인력이 간호사 뿐”이라며 “전세계 어디에도 현재 우리나라처럼 의사들이 필수 의료시설을 멈추는 집단행동을 감행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들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매번 환자에게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임을 밝히고, 아픈 곳을 살펴봐도 될지 동의를 구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일부 간호사들은 불법적인 진료 업무까지 떠맡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수술부위 봉합·소독·처방 등은 의사 면허 소지자에게만 허용되는 업무다. 지난달부터 대학병원에서 전공의·전임의가 자리를 비우자, 이 같은 업무 대부분이 PA간호사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상전담간호사로 불리는 PA간호사는 전공의 업무의 상당부분을 대체 수행한다. 의료법상 인정되지 않는 비공식 제도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PA간호사의 법제화를 요구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전공의 파업 나흘째였던 지난달 24일 ‘전공의 파업 대신해서 일하는 PA간호사, 의료공백의 실질 대체 인력입니다. 법제화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PA간호사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법적 보호 범위에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이 전공의를 갈음해서 (PA간호사에게) 일을 시키고, 같이 일하는 전공의가 PA간호사에게 일을 맡기고 (집단휴진을) 간다”며 “교수는 의료법상 문제가 생기면 자신들이 책임 질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보건복지부 간호정책TF 관계자는 “당장 간호사가 겪는 일시적인 업무 가중 문제는 기본적으로 전공의·전임의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해결될 수 있다”면서 “간호사 인력 충원과 관련해서는 지역간호사제를 비롯해 여러 대안을 살펴보고 있는 초기적 단계”라고 설명했다. PA간호사 법제화 요구에 대해서 그는 “섣불리 도입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에는 현행 '전문간호사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