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가고시 연기, 특정 직종 특혜일까

의사 국가고시 연기, 특정 직종 특혜일까

타 직종 국가고시 응시생 상대적 박탈감… 복지부 “추가 접수 없을 것”

기사승인 2020-09-08 03:00:03 업데이트 2020-10-05 10:05:51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서 조승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노상우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정부의 의사 국가고시 연기가 특정 직종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7일 24시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재접수를 마감했다. 마감일 기준 응시 대상자 총 3172명 가운데 446명이 재접수해, 응시율은 14%를 기록했다.

정부는 의대생들의 응시를 독려하기 위해 시험 접수·시행 일정을 바꿨다. 당초 2021년도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접수는 지난 7월27일 시작돼 7월31일자로 마감됐다. 그러나 정부는 이달 4일 18시 마감 일정으로 재접수 창구를 열었다. 이후 접수 마감일을 7일 24시로 한 차례 더 연기했다. 가장 먼저 시작되는 시험 일정도 기존 1일~18일에서 8일~25일로 일주일 미뤘다.

시험을 다시 접수한 학생들이 시험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정부는 당초 1일부터 18일 사이에 시험을 응시할 예정이었던 재접수자들이 11월 이후에 시험을 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했다.

이에 정부가 의대생에게 특혜를 줬다는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의 국가고시 일정 조정이 부당한 특혜라는 내용의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 청원 글이 약 44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글 작성자는 “시험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있는 집단은 거의 없다”며 “투쟁의 수단으로 포기한 응시의 기회가 어떠한 형태로든 추가 제공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은 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시 접수를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해 “그 자체로 그들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직종의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응시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SNS상에는 ‘국가시험은 장난이 아니다. 의사 국시만 특혜를 주면, 다른 국시 준비하는 사람들이 허탈하다’, ‘의사 국시 연장은 특혜다. 떼쓰는 아이 달래주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등의 의견이 공유됐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의사 국가고시 일정 연기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지난달 말 발표했던 대로, 다수의 시험 취소자가 생기는 사태가 향후 병원의 진료 역량에 문제를 일으켜 국민들의 의료 이용에 차질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계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의과대학 학장 및 교수들이 실기시험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는 추가적인 양보는 없다는 단호한 입장도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재신청을 다시 연장하거나 추가 접수를 받는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이 이상은 법과 원칙에 대한 문제이며, 국가고시는 의사 국가고시뿐만 아니라 수많은 직종과 자격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집단 휴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의 일환이었다. 의대협은 지난달 14일부터 사흘간 응시 거부 동참 의사를 설문조사했으며, 전체 응시 대상자 중 81.5%가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기준 전체 응시 대상자의 89.5%에 해당하는 2839명이 시험 접수를 취소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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