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 “의사 국시 구제책 마련해달라 요구한 적 없어”

의대생들 “의사 국시 구제책 마련해달라 요구한 적 없어”

대전협 신비대위 결성 “전국 전공의에 파업 여부 결정”… 결과 따라 의료계 집단휴진 이어질 가능성도

기사승인 2020-09-09 06:00:04 업데이트 2020-09-09 21:50:02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서 조승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국시 거부를 선언한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고시 시험 구제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적 없다. 우리를 위한다는 이유로 이 싸움의 논점을 흐리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집단휴진 중단의 전제조건으로 의대생들의 국시 응시 정상화를 외쳤지만, 정작 국시 거부를 선언한 이들은 구제책이 필요 없다는 주장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국시 응시자는 3172명 중 국시 실기시험 접수자는 446명(14%)이다.

앞서 의사단체들은 ▲의대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보건의료정책에 반발하며 집단휴진을 이어갔다. 지난 4일 최대집 의협 회장이 더불어민주당 및 보건복지부와 ‘원점 재논의’를 합의하고 집단휴진은 중단한 상황이다. 

7일 330여명의 의대생들이 모인 익명 단체채팅방에서 나온 성명서를 보면 “우리는 이미 국시 포기를 각오했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4대 의료악법 철회를 요구해 왔다. 이 정부와 집권여당은 의사 선배들이 최소한의 조건을 걸고 약속한 합의조차 이미 파기했다. 정책 중단과 추후 재논의는커녕 저들은 합의문에 서명한 다음 날, 마치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공공의대 설립, 한방 급여화 시범사업, 원격의료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집권 여당과 이해당사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대한민국 의료를 심각하게 후퇴시키고 의료인들을 옭아매기 위한 악법들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다”며 “우리의 국시 구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장차 대한민국 의료를 무너뜨릴 의료악법 철회를 위해 다시 한번 뭉쳐달라”고 호소했다.

평범한 의대생 500명이라고 밝힌 한 성명문에서도 국시 구제를 요청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업무 복귀) 발언과 갑작스런 사퇴로 전공의들이 큰 혼란에 빠진 것을 알고 있다”며 “본과 4학년은 7일 재투표에서도 변함없이 국시 거부를 결의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정한 재접수 기한도 이미 지났다. 돌이킬 수도, 물러날 곳도 없다. 국시 거부는 처음부터 우리의 뜻이었다. 구제를 요청한 적도 없으며 후회 또한 없다. 옳은 일을 해내기 위해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행동은 4대 악법 철회를 목표로 시작됐으나 아직 하나도 이뤄내지 못했다”면서도 “학생들은 현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투쟁을 지속하겠다. 병원으로 복귀하는 전공의, 전임의가 많아질수록 학생들의 투쟁은 외로워진다. 부디 우리와 함께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밝혔다.

의대생들의 공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도 의사 국시 마감날이던 지난 6일 전국 40개 의과대학 응시자대표회 의결에 따라 의사 국시 거부를 유지하고 투쟁을 지속하기로 했다. 의대협 비대위는 “의협-당정의 졸속합의 이후에 이어진 복지부와 여당의 표리부동한 정치 행보에 많은 회원이 분노하였으며, 협회는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단체행동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대생들의 주장에도 의협은 국시 추가 응시기회를 부여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은 “국시 거부는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정당한 항의로 마땅히 구제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들이 정상적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협도 “의대생 보호는 당연한 전제”라며 “2주 내 시험을 재응시시키거나 그들이 원하는 대로 연기되지 않는다면 단체행동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생들의 응시 의지가 없는 상황에 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확대 등의 정책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한편, 박지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등 대전협 집행부가 7일 총사퇴하면서 8일 대전협 신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꾸려졌다. 이들은 8일 오전7시를 기점으로 진행된 전공의들의 업무 복귀에 이의를 제기하고 1만6000명의 전국 전공의 전체에게 재차 병원 복귀 여부를 확인 후 집단휴진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조사의 결과에 따라 의료계의 집단휴진이 지속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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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