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임신과 출산 시기는 늦추고 싶지만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의 고민이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2세, 여성 30.4세로, 1997년 남성 28.6세, 여성 25.7세와 비교했을 때 약 4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이 늦어지는 만큼 임신·출산에 대한 고민도 커지는데 의료계에 따르면 남성과 달리 여성의 경우 생물학적으로 만 35세가 넘어가면 임신을 할 수 있는 능력인 가임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여성의 가임력에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난소 내 난자수다. 여성은 어머니의 뱃속에 잉태될 때부터 일정량의 난자 개수를 보유하게 된다. 이 난자 개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줄어드는 특징을 갖고 있다. 생리가 시작되는 사춘기 때 30만개였던 난자 개수는 35~37세부터 본격적으로 감소해 평균 폐경 연령인 50세 무렵에는 약 1000개미만이 남게 된다. 35세 이후 가임력이 급감하는 이유다.
자신의 난소에 남아 있는 난자 개수와 난소 기능은 난소나이검사(항뮐러관 호르몬 수치 검사)로 알아볼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생리 초기 초음파검사를 통해 양쪽 난소의 난포 개수가 5개 미만이고, 난소나이검사수치가 1.2ng/ml(밀리리터당나노그램) 이하일 때 난소기능저하로 판단한다. 난소기능은 한 번 저하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임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신의 난소기능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결혼과 출산을 늦추고자 난자냉동보관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차병원그룹에 따르면, 미혼 여성의 난자동결 사례는 중가 추세에 있다. 이 병원에서 이뤄진 난자 냉동 건수는 2010년 14건에서 2019년 493건으로 10년 사이 35배 증가했다. 과거에는 유방암, 백혈병 등으로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 치료를 앞둔 환자가 치료 후 난소기능부전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해 난자를 냉동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가임력 보존'을 목적으로 난자동결 및 보관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혜남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기술의 발달로 해동 이후 생물학적 기능복원이 수월해져 난자의 생존률을 90% 이상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젊고 건강한 시기의 난자를 보존해 두면 결혼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보다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 특히 어머니 혹은 자매 중 ‘조기 폐경’을 겪은 가족 구성원이 있다면 전문병원에 방문해서 병력 상담 및 검사를 통해 본인이 ‘조기 폐경’ 고위험군이 아닌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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