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던 연고에 한약까지…온라인서 이뤄지는 불법 거래

쓰던 연고에 한약까지…온라인서 이뤄지는 불법 거래

중고마켓 통해 약‧의료기기 거래, 약사회 “약효 떨어지고 감염 위험”

기사승인 2021-07-08 04:30:03 업데이트 2021-07-27 09:01:17
당근마켓 화면 캡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라식할 예정이라 콘택트 렌즈 판매합니다. 유통기한도 넉넉합니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 불법 거래의 온상이 되고 있다. 허술한 관리망을 틈타 의약품‧의료기기의 개인 간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당근마켓,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특정 제품명 등을 검색한 결과, 도수가 있는 콘택트렌즈, 유축기 등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 의료기기는 물론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다이어트 한약 등을 판매한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일부는 이미 거래가 완료된 상태였다. 

콘택트렌즈 판매자들은 “시력교정술을 앞두고 있다”, “도수가 잘 맞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제품을 반값에 판매한다거나 무료로 주겠다고 했다. 또 여드름이나 흉터 치료 등에 쓰는 연고제가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아 판매한다는 글도 버젓이 올라와 있었고, 심지어는 아이들이 먹는 감기약까지 중고로 거래되고 있었다.  

한의원에서 직접 제조한 다이어트 한약을 판매하는 이들도 있었다. 판매자들은 “목표치 이상 감량해서 판매한다. 단기 다이어트에 효과적”, “순한데도 식욕억제 효과가 엄청나다”라고 하면서 제품을 홍보하기까지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모유수유가 끝나 유축기를 판매하고 싶은데 카페에 올린 글이 삭제됐다. 의료기기라 그런 거냐”라고 묻는 게시글에 “중고나라, 당근마켓 가면 다 판매하고 있더라”는 댓글이 달려 온라인상에서 불법 중고거래가 얼마나 성행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의료기기의 경우 관련법에 따라 판매업 신고 면제 제품을 제외하고 판매업 신고 영업자만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다. 판매업 신고 면제 제품은 콘돔, 체온계, 휴대전화 및 가전제품 등에 혈당측정의 기능이 포함돼 있거나 결합된 혈당측정기, 자동전자혈압계, 자가진단용 모바일 의료용 앱 등이다. 반면 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라 온라인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식약처는 늘고 있는 의약품‧의료기기 불법 온라인 중고거래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사이트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다만, 구매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미흡해 제재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의료기기는 판매자에 대해서만 처벌이 가능하다.

다행히 전문의약품은 최근 약사법 개정안 통과로 구매자 처벌이 가능해진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법 개정 공포 후 과태료 산정 등에 대한 후속 입법, 포상금 예산 확보 등 후속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해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의약품은 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된다. 일반 공산품의 중고거래와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의사의 처방이나 진단이 전제돼야 하는 의약품을 자기 판단에 의해 취득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약품은 어떻게 보관되고 관리됐는지에 따라 위험도도 달라진다. 평상시 복용하던 약이라도 해도 어떻게 관리됐는지 모르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면서 “약에도 보관기준, 기간 등이 있는데 연고는 뚜껑을 여는 순간 약효가 떨어진다. 이미 사용했던 제품은 감염 위험도 있을 수 있는데 의약품 안전성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약품은 ‘안전성’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자원을 재활용하는 측면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그래서 약국에서도 약 반품을 받지 않는다. 의사 처방이 잘못된 조제약이라고 해도 어떻게 관리됐는지 모르니 받지 못하는 것”이라며 “‘의약품 재활용’이라는 것은 개념 자체로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매자 처벌은) 전문의약품뿐만 아니라 의약품 전반에 대해 필요한 부분이다. 판매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사려고 하는 것도 상호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문제를 차단할 수 있도록 법을 완성시켜야 한다”고 부연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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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