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명대 아래로 떨어졌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민연금 재정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출생아 수는 1만8984명으로 집계됐다. 8월 출생아 수가 2만명을 밑돈 건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8월 출생아 수는 2016년 역대 최저치(3만3897명)로 내려앉은 후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더 떨어질 전망이다.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이었고, 지난 2분기에는 0.70명까지 추락했다.
문제는 기록적인 저출산 현상이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성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생산인구는 줄어드는데,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국민연금의 가입자 대비 수급자 비율(제도부양비)은 24%다. 가입자 100명당 수급자가 24명이란 얘기다. 2080년엔 제도부양비가 143.1%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미래세대 가입자 100명이 수급자 143명을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저출산 현상이 계속될 경우, 이 같은 제도부양비가 급증한다. 국민연금 5차 재정계산위원회의 재정추계 조합 시나리오에 따르면 출산율을 1.21명으로 가정했을 때 2070년 노인부양비는 104.4%인 반면, 0.98명으로 가정했을 땐 129.1%까지 늘어난다.
특히 2055년으로 예견된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행 시나리오에선 한국 합계출산율이 2025년 0.74명으로 반등한 뒤 2050년 이후엔 1.21명으로 회복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기금 소진 시점은 2055년, 연기금 적자는 47조원이다. 만약 합계출산율 0.98명대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연금 고갈 시점은 2055년으로 같지만 연기금 적자가 207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도 저출산 현상으로 인한 국민연금 재정 악화에 우려를 보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출산율이 1.21까지 반등되지 않는다면, 연금 재정은 악화된다”면서 “재정이 악화되면 보험료율 인상 압박이 더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지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 앞으로 여러 사회적 여건이 개선되면 점진적으로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전 한국연금학회 회장)은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누적적자가 쌓여 70년 뒤엔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재정추계할 때 초저출산율인 0.98명도 시나리오 중 하나로 시산을 하는데, 저출산 현상이 계속되면 0.98명이 중위 가정(기본 가정)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산에 대비해 근로시간 단축, 정년 연장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 출신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향후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많아져, 이들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 인력이 모자랄 것”이라며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해 정년 연장과 함께 주 4일 근무와 같은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