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이후 3년간 살아남은 환자가 10명 중 5명에 그쳤습니다.”
폐동맥고혈압은 ‘걸리면 죽는 병’으로 불린 때가 있었다. 그만큼 두려운 질환이었다. 병에 대한 인식이 낮았고, 조기에 진단되는 사례도 적었다. 대한폐고혈압학회 조사에 따르면 폐동맥고혈압은 발병부터 진단까지 약 1.5년이 소요된다.
치료제는 2005년 들어 국내에 처음 들어왔다. 그 이전엔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의 절망적 상황이 이어졌다. 치료제를 쓰면서 생존율은 71%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본 등 선진국의 생존율이 90%를 웃도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숨어있는 환자도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2019년 기준)에 따르면 폐동맥고혈압 진료를 받은 환자는 3000명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약 6000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정욱진 가천대학교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대한폐고혈압학회 회장)와 김지희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쿠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숨은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려면 전문센터가 구축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욱진 교수는 “아직도 의료진 중에선 폐동맥고혈압 확진 검사인 우심도자술을 시행하지 않고 진단·치료하는 경우가 있다. 질환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 고혈압과 달리 생소한 폐동맥고혈압은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하다”며 “전문센터의 전문 지식으로 생존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동맥고혈압은 폐동맥의 압력이 높아져 심장의 혈류를 방해하고 갑작스러운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심부전, 자가면역질환 등과도 연관돼 있어 단편적인 진단 과정으로는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정 교수는 “전문센터의 핵심은 다학제진료”라며 “이를 통해 체계적인 진단이 가능하며 효과적인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전문센터를 운영 중인 일본, 영국은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반면 국내에선 전문센터는 고사하고 다학제팀을 갖춘 병원을 찾기도 어렵다. 가천대길병원, 성빈센트병원, 서울아산병원, 노원을지대병원 등 일부에서 운영하는 정도다.
김지희 교수는 “지금처럼 모든 병원이 극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를 이어가면 의술이 발전할 수 없다”며 “전문센터를 마련해 환자를 한 데 모아 추적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더 많은 환자를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전문적으로 맡을 수 있는 7~8곳의 대학병원이 집약적으로 담당하는 게 실효성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좋은 치료제 일부는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환자단체와 학회가 정부 측에 10년째 도입을 촉구하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