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만 늘리고 굶었더니”…여성 수면 악화 원인은 ‘에너지 부족’

“운동만 늘리고 굶었더니”…여성 수면 악화 원인은 ‘에너지 부족’

기사승인 2026-05-19 10:53:28 업데이트 2026-05-19 10:54:17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왼쪽), 서민정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왼쪽), 서민정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무작정 식사량을 줄이는 다이어트가 여성의 수면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활동량에 맞춰 에너지 섭취와 소비의 균형을 유지한 여성은 극심한 에너지 부족 상태 여성보다 수면 부족 위험이 약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서민정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0·2022년)에 참여한 성인 1만3164명의 식습관과 신체 활동량을 분석해 에너지 섭취·소비 균형(EIEB)과 수면 시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수면 부족은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식습관이나 신체활동이 각각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많았지만, 두 요소를 함께 고려한 에너지 균형과 수면의 연관성을 대규모 국가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하루 총 에너지 섭취량에서 기초대사량과 신체활동 에너지 소비량을 제외한 ‘EIEB’ 지표를 활용했다. 값이 0에 가까울수록 먹은 만큼 에너지를 소비한 상태를 의미하며, 음수는 에너지 부족, 양수는 과잉 섭취 상태를 뜻한다.

분석 결과 여성은 에너지 부족이 가장 심한 그룹보다 섭취와 소비가 균형을 이룬 그룹에서 짧은 수면 위험이 29% 낮았다. 에너지 섭취가 많은 그룹 역시 위험이 감소했지만, 균형을 맞춘 그룹의 수면 개선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단순히 많이 먹는 것보다 활동량에 맞춰 적절히 섭취하는 균형 자체가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식사의 질이 낮거나 활동량이 많은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 주말 보충 수면을 하지 않는 여성에서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반면 남성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여성에서만 이런 결과가 나타난 배경으로 신경내분비·면역 조절의 성별 차이를 꼽았다. 야간 수면 중 면역세포 활성화와 염증 조절 과정에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에너지 부족 상태에서는 스트레스 반응이 활성화돼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여성은 코르티솔과 렙틴,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 변화에 더 민감해 수면 질 저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박민선 교수는 “무작정 덜 먹거나 운동량만 늘리는 다이어트는 오히려 수면을 해칠 수 있다”며 “여성은 활동량에 맞춰 적절히 챙겨 먹는 균형 자체가 숙면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 건강을 위해서는 성별과 직업, 활동 특성에 따라 에너지 균형 목표를 달리 설정하는 맞춤형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