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CDMO”…제약사들, 약가인하 돌파구 찾는다

“믿을 건 CDMO”…제약사들, 약가인하 돌파구 찾는다

유한양행‧한미약품‧종근당‧보령, CDMO 사업 확대

기사승인 2026-05-22 06:00:06
쿠키뉴스 자료사진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의 복제약(제네릭) 약가 인하 조치를 앞두고 국내 제약업계가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눈을 돌리며 생존 전략 모색에 나선 모양새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상위 제약사들이 CDMO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해 투자를 집중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CDMO는 임상용이나 상업화 의약품 생산을 다른 제약‧바이오사로부터 위탁 받아 수행하는 사업이다. CDMO는 이미 구축해둔 공장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해외 수출 시 높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한양행은 자회사 유한화학을 앞세워 원료의약품(API)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항생제, C형간염 치료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 브릿지바이오파마 등과 대규모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연달아 맺으며 올해 누적 수주액만 26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매출 12%를 상회하는 규모다. 이달 초에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560억원 규모의 심근병증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CDMO 사업 활황 등에 따라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생산시설에도 투자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화성공장 내 HC동 생산시설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완공, 202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화학은 현재 안산공장과 화성공장을 통해 연간 총 99만5000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미약품 또한 자회사 한미정밀화학을 통한 CDMO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한미정밀화학은 기존 원료의약품 중심에서 고마진 바이오의약품 CDMO 비중을 늘려가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1분기 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보령은 CDMO 사업을 글로벌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18일 대만 제약사 로터스를 대상으로 항암제 ‘알리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 공급에 나서는 등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내 세포독성항암제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보령은 CDMO 확장을 위해 생산 인프라 고도화에 힘써왔다. EU-GMP(유럽 의약품제조관리기준)를 획득한 예산캠퍼스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제품의 생산 기술을 자체 생산 시설에서 전량 소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 받는 항체 약물 접합체(ADC) 위탁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회사 경보제약은 항암제 합성 경험과 세포독성 화합물 생산 역량을 토대로 ADC의 CDMO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8월부터 올해까지 총 960억원을 투입해 ADC 전용 신규 공장을 건설하며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최근 약가 인하 등 정책 변화에 따른 실적 하락 우려가 제기되면서 CDMO 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정부의 약가 개편안에 따라 오는 8월부터 복제약(제네릭) 의약품 약가가 기존 53.55%에서 45% 수준으로 낮아진다. 제네릭 의약품 비중이 높은 국내 제약사들은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CDMO는 기존 생산시설을 활용해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올해 약가 인하에 대응해 제약사들이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