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는 자녀의 의과대학 진학을 위해 집중력 향상 효과를 기대하며 약을 권하는 학부모의 모습이 등장한다. 극 중 약물은 국내 허가를 받지 않은 ADHD 치료제로 설정됐지만, 실제 국내에서도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 성분 의약품이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지면서 드라마가 현실의 우려를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DHD 치료제로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는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충동성을 완화하는 중추신경계 자극제다.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작용을 높여 ADHD 환자의 집중력과 행동 조절 능력을 개선한다. ADHD 증상이 없는 일반인이 복용할 경우 불면, 식욕감소, 두통, 불안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메틸페니데이트가 일반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높인다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일부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메틸페니데이트를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이러한 우려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성인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가파른 처방 증가세가 있다. 메틸페니데이트 처방환자는 전 연령대에서 증가하고 있지만 남녀 모두 30대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치료 목적 외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이를 입증할 만한 공식 통계나 적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월간 마약류 통계를 보면 메틸페니데이트 처방은 성인 연령대를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남성 30대 처방환자는 2022년 1만5234명에서 2025년 3만2761명으로 115.1% 늘었고, 여성 30대 역시 1만6956명에서 3만8245명으로 125.6% 증가했다. 남성 40대는 같은 기간 6083명에서 1만1286명으로 85.5%, 여성 40대는 7407명에서 1만4945명으로 101.8% 늘었다.
전문가들은 특정 연령대에서 메틸페니데이트 의약품 처방량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이유가 ADHD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의약품 오남용일 가능성도 있어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A씨는 “성인 ADHD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처방이 늘어난 측면도 있겠지만 30·40대 처방 증가 폭은 예상보다 가파른 수준”이라며 “실제 복용 목적이 무엇인지, 치료 목적 외 사용 사례는 없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구체적으로 “메틸페니데이트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비의료적 유통이나 거래 시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정부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해 과다 처방 의료기관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기준을 초과한 경우 경고와 소명 절차 등을 진행한다.
다만 허위 증상 진술이나 대리 처방 여부 등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아 오남용 적발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식약처 관계자는 “허위 증상 진술이나 대리 처방 여부는 진료기록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과다 처방 여부는 관리할 수 있지만 개별 환자의 실제 복용 목적까지 파악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의약품 오남용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DHD 치료제를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확산될 경우 비의료적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시험공부나 과제 수행 등을 목적으로 ADHD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처방 자극제를 비의료적 목적으로 사용한 학생들이 음주나 대마초 사용, 다른 약물 사용 경험을 보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사 A씨는 “해외에서도 ADHD 치료제를 학업 목적 등으로 비의료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의약품 오남용의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