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명성 아닌 데이터로…암 진료 성과 공개한 서울아산병원

규모·명성 아닌 데이터로…암 진료 성과 공개한 서울아산병원

기사승인 2026-06-13 06:00:04
송시열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 서울아산병원 제공
송시열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 서울아산병원 제공
암 진단을 받은 환자와 가족은 병원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마주한다. 어느 병원이 수술 경험이 많은지, 치료 성적은 어떤지, 나와 비슷한 환자들의 예후는 어땠는지 알고 싶지만 객관적인 정보를 찾기는 쉽지 않다. 결국 많은 환자가 병원 규모나 명성, 주변 추천에 의존해 병원을 선택한다.

이런 가운데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이 암 치료 성과를 담은 의료질 평가 보고서를 공개하며 의료 데이터 투명성 확대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진료 규모를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생존율과 합병증 발생률, 입원 기간 등 치료 결과를 공개하며 환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최근 ‘암분야 의료질 평가 보고서(Outcomes Book)’를 발간하고 난소·자궁암센터, 뇌종양센터, 담도·췌장암센터, 대장암센터, 위암센터, 유방암센터, 혈액암·골수이식센터 등 7개 센터의 치료 성과를 공개했다. 올해로 세 번째 발간된 보고서에는 국내 호발암인 위암·대장암·유방암뿐 아니라 난소·자궁암, 뇌종양, 담도·췌장암, 혈액암 등의 치료 성과가 담겼다.

보고서에는 암종별 환자 수와 수술·시술 건수, 다학제 통합진료 건수 등 진료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와 병기별 생존율,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 입원 기간, 응급실 방문율 등 치료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포함됐다. 조기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 환자의 가임력 보존 치료 건수와 조혈모세포 누적 이식 건수, 초고난도 췌장암 수술 비율 등 특화 지표도 공개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치료 성과 공개가 단순한 홍보 목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의료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치료 결과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투명성을 확보하고 병원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의료질 평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송시열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은 “환자와 보호자, 사회가 의료기관의 치료 성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주요 진료 지표를 공개하고 있다”며 “외부 공개는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내부 질 향상의 기제로도 기능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료질 평가 보고서는 환자와 병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 선택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의료기관은 공개된 지표를 토대로 스스로의 성과를 점검하며 개선 과제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암 치료 성과 데이터가 환자들의 병원 선택과 치료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유명한 병원’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송 병원장은 “환자들은 암종별 수술 건수와 다학제 진료 운영 현황, 병기별 생존율과 합병증 발생률 등을 참고해 의료진과 보다 실질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며 “가임력 보존 치료나 초고난도 수술이 필요한 환자라면 해당 분야 경험과 역량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올해 보고서부터 국제종양분류체계(ICD-O-3)를 적용해 데이터 체계를 고도화했다. 기존 표준진단코드 중심 분류 체계보다 암의 조직학적 특성과 임상 정보를 더욱 정교하게 반영하기 위해서다. 향후 더 다양한 암종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의료질 평가 보고서 발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올해 식도암, 피부암, 육종·희귀암, 갑상선암, 두경부암 등 5개 암종의 보고서를 추가로 개발하고 향후 모든 암센터의 치료 성과를 단계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송 병원장은 “데이터로 성과를 책임지고 이를 해마다 점검하는 일이 의료질 평가 보고서를 발간하는 이유”라며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 성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해 환자 중심의 표준화된 암 치료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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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