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진행 위험 6단계로 예측…질병청, 한국형 기준 마련

알츠하이머병 진행 위험 6단계로 예측…질병청, 한국형 기준 마련

기사승인 2026-06-22 10:28:32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알츠하이머 단계별 구분 기준안.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알츠하이머 단계별 구분 기준안. 질병관리청 제공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질병 진행 위험을 6단계로 예측할 수 있는 한국형 기준이 마련됐다. 기억력 저하가 없는 인지정상 단계부터 경도인지장애, 치매까지 전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체계로 향후 조기 개입과 맞춤형 관리 전략 수립에 활용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노인성 치매환자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 진행 위험을 단계별로 구분할 수 있는 6단계 예후 체계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다. 인지정상 상태에서 경도인지장애, 치매로 이어지는 경과를 보이지만 같은 인지단계에 있더라도 실제 진행 속도와 악화 위험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입과 조기 개입 연구가 확대되면서 질병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를 보다 정밀하게 구분하고 장기 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 마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한국형 치매 코호트에 참여한 1263명의 인지기능 검사 결과와 혈액검사, 뇌영상 검사, 연령 등 임상 정보를 통합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인지정상-경도인지장애-치매 등 3단계 분류보다 세밀하게 진행 위험을 구분할 수 있는 6단계 예후 체계를 개발했다.

새 체계는 알츠하이머병 진행 위험을 Stage 0, I, II, III, IVA, IVB 등 6단계로 구분한다. 분석 결과 병기가 높아질수록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 저하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존 인지상태 분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진행 속도 차이도 단계별로 구분할 수 있었다.

특히 혈액 바이오마커인 pTau217은 인지정상, 경도인지장애, 치매 전 단계에서 모두 예후 예측에 기여하는 지표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외부 검증 코호트인 ADNI 참여자 290명을 대상으로 추가 분석한 결과에서도 병기가 높을수록 예후가 나빠지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체계는 치료 여부를 직접 결정하기 위한 임상 도구가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진행 위험을 연구 목적으로 구분하기 위한 예측 체계다. 실제 치료제 사용 여부는 아밀로이드 병리 확인과 치료 적합성 평가, 안전성 검토 등 별도 임상 판단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알츠하이머병 현재 상태를 평가하는 수준을 넘어 향후 질병 경과를 예측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진행 위험이 높은 대상자 조기 선별과 추적 관찰, 조기 개입 연구 우선순위 설정, 예후 예측 모델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치매 코호트에 축적된 임상정보와 영상, 혈액 바이오마커 자료를 연계 분석해 도출한 성과”라며 “유전체와 생체자원, 생활습관 정보 등을 추가로 연계해 치매 진행 예측 모델을 고도화하고 맞춤형 예방·관리 전략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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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