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예산정책처는 22일 발간한 ‘노인 지원 사업의 재정전망과 기초연금 시나리오 분석’ 보고서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인 지원 재정 규모가 2025년 41조5200억원에서 2035년 최대 79조2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15조4500억원과 비교하면 약 5배 수준으로, 2025년 대비로도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기초연금 재정은 2026년 27조5000억원에서 2035년 44조4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지급액과 수급 대상을 조정하는 방식에 따라 재정 규모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소득 하위 30% 노인의 기준연금액을 월 40만원으로 인상하는 경우 향후 10년간 23조9000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80%까지 확대할 경우 추가 재정 소요는 47조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기준연금액을 40만원으로 인상하되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60%로 축소하는 경우 10년간 21조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 연령을 현행보다 높여 68세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은 53조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연금 연계감액과 부부감액 제도를 폐지할 경우 추가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부부감액 폐지 시 향후 10년간 23조1000억~39조5000억원, 국민연금 연계감액 폐지 시 8조9000억~13조원의 재정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국민연금 연계감액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는 경우 기초연금 일부를 감액하는 제도다.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폐지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동시 수급자는 2014년 132만명에서 2024년 343만명으로 2.6배 증가했으며, 기초연금 수급자 내 비율도 30.4%에서 50.8%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급여 인상보다 제도 전반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노인빈곤의 실제 분포를 기준으로 수급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같은 재정으로 더 큰 빈곤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앞서 9일 보건복지부 주최 ‘기초연금 개편방향 전문가 포럼’에서 “국민연금 성숙 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현행 기초연금 대상을 급격히 축소하거나 대상만 축소하고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연금액을 인상하지 않으면 오히려 노인 빈곤 완화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기초연금 개편 방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월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의 ‘하후상박(下厚上薄)’ 원칙을 적용할 것을 지시했다. 하후상박은 ‘아랫사람에게는 후하게, 윗사람에게는 박하게’라는 뜻으로,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에 대한 지원은 축소하는 방식의 차등 지원을 의미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기초연금은 급여 수준과 지급 대상, 수급 연령에 따라 향후 10년간 수십조 원의 재정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민연금과의 관계를 포함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의 상대적 노인빈곤율은 2024년 기준 3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