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SMR로 ‘전력 안보’ 공조…AI 전력 경쟁 대응

한미일, SMR로 ‘전력 안보’ 공조…AI 전력 경쟁 대응

한미일 외교장관, 인태지역 SMR 도입 지원 협력각서 체결
AI 확산에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제3국 시장 공동 진출
IEA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 2030년 약 945TWh 전망”

기사승인 2026-07-08 18:44:23

(사진 왼쪽부터)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3국 외교장관 회의를 하고 있다. AP통신
(사진 왼쪽부터)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3국 외교장관 회의를 하고 있다. AP통신
한국·미국·일본 외교장관이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에 나서면서 3국 협력이 군사 안보를 넘어 에너지안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북핵 대응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한미일 공조가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수요 급증에 맞춰 차세대 에너지원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은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의 소형모듈원자로 배치를 지원하는 협력각서(MOC)에 서명했다. 협력각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체결됐다.

협력의 핵심은 한미일 3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등 제3국 SMR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것이다. 3국 원자력 업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 조달, 투자, 기술, 장비 공급 등을 분담하고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서명식에서 “3국은 민간 원자력 분야에서 각각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원전 설계와 제작·건설 역량을, 미국과 일본은 기술·투자 역량을 갖추고 있어 상호보완적 협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 경험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플랜트 기업의 제작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에너지 수송로의 불안정성을 언급하며 에너지안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안보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라며 “3국 협력이 안전하고 효율적인 미래 에너지 생산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SMR 해외 보급 지원도 확대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SMR 기술의 책임 있는 활용을 위한 기초 인프라(FIRST)’ 프로그램에 10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새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한미일 협력이 전통적 안보 영역에서 에너지안보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국은 그동안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중심으로 공조해 왔지만, 최근에는 반도체·핵심광물·공급망·AI 등 첨단산업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여기에 SMR까지 포함되면서 에너지안보가 한미일 협력의 새 축으로 부상했다.

배경에는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있다. AI 모델 학습과 운용에는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에너지원 확보가 각국의 산업 경쟁력과 안보 문제로 떠오른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4년 약 41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약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2030년 이후 SMR이 데이터센터 운영자에게 저탄소 기저 전력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일은 이번 협력을 통해 제3국 SMR 시장 진출에 따르는 부담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번 협력 체계가 개발 위험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SMR 배치 모델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SMR 협력과 함께 AI와 양자기술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한미일 공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외교부는 “3국 장관이 원자력, AI, 양자기술 등 분야에서도 실질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미경 기자 95923kim@kukinews.com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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