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결단…산업은행, 한화오션 지분 매각

25년 만에 결단…산업은행, 한화오션 지분 매각

한화오션 주가 3배 급등
“BIS비율 등 재무 건전성 기대”

기사승인 2025-04-29 10:20:07
산업은행. 쿠키뉴스 자료사진

한국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한화오션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2000년 산은이 출자전환을 통해 대우중공업(한화오션 전신) 지분을 확보한 지 25년 만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한화오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수요예측에 들어갔다.

현재 산업은행은 한화오션 지분 19.5%(5973만8211주)를 보유 중이다. 이중 일부를 먼저 매각하고, 남은 지분도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할 예정이다.

산은이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최근 조선업 호황에 따른 한화오션 주가 상승 영향이다. 한미 협력 대두 등 ‘트럼프 효과’로 조선주가 호황을 맞자 공적자금 회수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전인 지난해 11월6일 주당 2만7800원에서 전날 종가 기준 주당 8만9300원으로 3.2배 올랐다.

트럼프 당선 직후와 비교하면 3배 이상 급등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조선업과의 협력을 언급하고 있는데다, 미·중 마찰에 선주사들은 중국 대신 한국 조선사에 발주할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보유해 선박 유지·수리·보수(MRO) 사업 참여가 가능하다.

매각이 성사되면 산업은행의 자본건전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3.9%로 국내 20개 은행 중 가장 낮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현재 금융당국은 BIS 자기자본비율을 13% 이상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주가나 시장 내 물량 소화 능력 등 종합적인 시장 상황을 봤을 때 매각을 시작할 적절한 시점이라 판단했다”며 “BIS비율 등 재무 건전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남은 지분 처분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25년 동안 보유해온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