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맞춤형 AI로 ‘초개인화 화장품’ 시대 연다 [가치를 쌓는 장인기업⑩]

코스맥스, 맞춤형 AI로 ‘초개인화 화장품’ 시대 연다 [가치를 쌓는 장인기업⑩]

누적 특허 1499건, 샴푸 조합만 1260만가지

기사승인 2025-05-02 06:00:10
편집자주
디지털·자동화 시대의 한 가운데에서도 소비자들은 오히려 정성과 진심이 담긴 결과물에 더 높은 가치를 매깁니다. 이제 ‘장인정신’은 단순히 완벽한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기업의 브랜드 철학과 지속 가능성을 담는 진정성의 키워드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축적된 시간의 힘을 믿는 장인기업의 성공 스토리와 최고의 제품에 담긴 경영철학을 들어봤습니다.

코스맥스 제공

글로벌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생산)기업 코스맥스가 인공지능(AI), 맞춤형 처방,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등 차세대 뷰티 테크 기술을 앞세워 미래 화장품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2일 코스맥스는 자체 R&I(Research & Innovation)센터를 중심으로 기술 혁신에 매진해온 결과, 2024년 상반기 기준 국내외 누적 특허 출원 건수는 1499건(국내 1177건), 등록 건수는 608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국 본사에만 약 600명이 근무하는 R&I센터를 운영 중이며, 중국·미국·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거점에서도 약 1000명의 연구 인력이 현지 시장에 맞는 혁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 기반은 쿠션 파운데이션, CC크림, 젤 아이라이너, 립틴트, 4중 기능성 화장품 등 다수의 ‘카테고리 킬러’ 제품을 탄생시켰다.

코스맥스는 전체 매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있으며, 지난해 한국법인의 연구개발비는 전년 대비 12.1% 증가한 542억원에 달했다.

특히 ‘초개인화 시대’를 겨냥해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용자의 간단한 문진을 기반으로 AI가 1:1 전용 처방을 작성하고, 자동화 설비를 통해 단 하나뿐인 화장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코스맥스의 샴푸 제품은 1260만가지 조합이 가능하며, 향후 효능 성분이 추가되면 조합 수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이를 색조 화장품으로 확장하고자 CES2023에서 맞춤형 팔레트 기기 ‘컬러잼’을 선보여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는 COSMAX-AI랩에서 개발한 AI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다. ‘텍스처 표준 측정’ 기술은 발림성·수분감 등 추상적 요소를 객관화된 수치로 전환해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며, ‘스마트 조색 시스템’은 연구원의 감에 의존하던 색상 조합 작업을 AI가 대신해 아이섀도·블러셔에 우선 적용됐다. 향후 립스틱, 파운데이션 등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소재 기술 부문에서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성과가 두드러진다. 코스맥스는 2011년부터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시작해 2019년 세계 최초로 관련 화장품 상용화에 성공했고, 2022년엔 광범위한 피부 개선 효과를 지닌 2세대 마이크로바이옴을 발견했다. 확보한 미생물은 3000여종에 이르며, 이를 기반으로 계면활성제 없이 제품을 만드는 유화 시스템, 스테로이드 없이 문제성 피부 개선이 가능한 성분 개발 등 파생 기술도 확보했다.

아울러 동물실험 금지 기조 속에서 코스맥스는 피부 오가노이드 및 라만 분광 기반 피부 효능 평가법을 도입해 더 정확한 효능 검증 시스템도 갖췄다. 특히 지난해에는 ‘모발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탈모 기능성 화장품의 효능을 입증하는 연구 성과도 발표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초개인화·AI 중심의 뷰티 테크는 향후 화장품 산업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며 “연구개발 중심의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