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 대란 오나…미·중 관세전쟁에 LCC ‘비행기값’ 급등 우려

리스 대란 오나…미·중 관세전쟁에 LCC ‘비행기값’ 급등 우려

중국 항공사 리스 연장 러시에 글로벌 리스 시장 공급난
국내 LCC, 리스료·환율 이중고에 수익성 ‘빨간불’
“항공권 인상·경영 부담 가중…구조 개선 시급”

기사승인 2025-05-03 06:00:08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샤먼항공이 반송한 두 번째 보잉 여객기 737MAX8이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보잉 공장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항공기 리스 시장을 강타함에 따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등 글로벌 항공업계가 리스료 급등에 직면할 위기다. 중국 항공사들의 대규모 리스 연장이 글로벌 리스 시장 경쟁을 심화시키는 이유에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중 관세 여파는 보잉 인도 중단 사태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중국 당국은 자국 항공사들에 미국 보잉 항공기 인도 중단과 미국산 항공기·부품 구매 보류를 지시했다. 실제로 샤먼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이미 도색까지 마친 737 맥스 항공기 인도를 거부했고, 해당 기체들은 미국 시애틀로 반송됐다고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보잉은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관세로 인해 중국에 있는 많은 고객이 인도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신 보도를 보면 생산 중이거나 이미 완성된 항공기에 대해 타국 항공사에 재판매를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항공사들이 보잉 대신 에어버스, 국산기 도입을 확대하거나, 당분간 리스 연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국 항공사가 항공기 리스 연장 시 글로벌 리스 시장의 공급난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신규 도입이 막히자 기존 항공기 리스를 연장하거나 대체 기종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리스사 자금조달 구조에 따른 사업모델 분석 논문 및 관련 연구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들의 리스 항공기 비중은 50%를 상회한다. 대부분의 중국 항공사가 리스 연장에 나서면, 공급이 한정된 글로벌 리스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해 리스료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LCC들은 항공기 대부분을 리스로 운영해 리스료 인상 시 환율 부담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현재 국내 LCC 중 제주항공은 42대 중 36대, 진에어는 31대 중 22대, 티웨이항공은 38대 중 32대를 리스 중이다.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등은 전량 리스에 의존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는 리스료와 환율에 가장 취약하다고 말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리스료는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며 고환율까지 겹치면 부담이 가중된다”며 ”항공기 리스료가 오르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는 항공권 가격 인상 또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교수는 “LCC는 리스 비중이 높고, 환율·리스료 변동에 취약하다”며 “장기적으로 직접 구매 비중 확대, 환위험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직면한 상황에 대한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