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떨어진 트럼프 효과?…비트코인 ‘휘청’

약발 떨어진 트럼프 효과?…비트코인 ‘휘청’

기사승인 2026-03-30 17:51:23
비트코인. 쿠키뉴스 자료사진 

비트코인 가격이 6만5000달러선까지 밀리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금리 정책 방향이 불투명해진 영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7일 7만3900달러를 기록한 뒤 내리막을 타며 한때 6만5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6만7000달러선에서 지지를 시험하고 있다. 지난 26~27일에는 낙폭이 3%를 웃돌며 단기 조정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중동 불안 속에서도 금이나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거시경제 환경 변화를 최대 변수로 지목한다. 중동 전쟁이 길어지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자 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2달러,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00달러를 각각 돌파했다.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재우려와 함께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 시점도 뒤로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 리스크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미 의회의 디지털자산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 액트’에 스테이블코인 단순 보유자에게 이자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조항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전날 디지털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알터너티브(Alternative)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는 12(극단적 공포·Extreme Fear)를 기록했다. 전날의 ‘극단적 공포’(13), 전주의 ‘극단적 공포’(12) 수준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 시간) “비트코인은 강력하다”며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음에도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애미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경제 포럼(FII Priority Miami 2026)에서 “가상자산 결제가 늘고 있다”며 “과도한 규제보다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친화적인 발언은 과거 여러 차례 시장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정책 기조와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법’ 통과 등이 이어지면서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긍정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다만 일부 기관은 중기 회복 가능성을 점친다. 포브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야로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과 크립토 시장이 대략적으로 역사적 고점 대비 저점 평균 수준에 도달했다”며 “거래량 바닥 구간은 보통 의미 있는 반등이 나타나기까지 평균적으로 약 3개월 지속된다”고 관측했다. 과거 통계를 살폈을 때,  비트코인 시세가 바닥 수준을 보인 뒤 나타나는 상승장은 거래량이 살아나는 3개월 뒤에 온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관건은 오는 4월 초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 결과다. 다음달 1일에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중동 3일에는 비농업고용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경기 확장세 유지 여부와 실업률 추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거나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