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치료, 종양 억제 넘어 ‘간 기능 유지’로”

“간암 치료, 종양 억제 넘어 ‘간 기능 유지’로”

‘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 급여 적용
간암 치료 목표 ‘장기 생존’으로 확장
“장기 생존 위해 초기 발견 중요”

기사승인 2026-05-18 06:00:06
심주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간암 치료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심주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간암 치료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간암 치료에서 ‘간 기능 보존’이 치료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강조되고 있다. 간암 환자 상당수가 만성 간질환이나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있어 암 자체에 대한 치료뿐 아니라, 남아 있는 간 기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가 생존율과 후속 치료 가능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최근 간암 1차 치료에서 이중면역항암요법인 ‘STRIDE 요법’, 즉 더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으면서 치료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치료 접근성이 개선된 데다, 간 기능 보존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치료 옵션이 추가되면서 순차 치료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는 평가다.

심주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간 기능을 잘 유지해야 생존율 자체를 높일 수 있고, 항암치료나 시술적 치료도 지속할 수 있다”며 성공적인 간암 치료의 전제 조건으로 간 기능 보존을 꼽았다. 효과가 좋은 치료일수록 일정 수준 이상의 간 기능이 유지돼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 기능이 떨어지면 치료 자체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치료 도중 중단해야 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지난 3월부터 STRIDE 요법이 간암 1차 치료에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으면서 가장 큰 변화는 치료 선택지 확대와 환자 부담 완화다. 기존에는 1차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지만, 이제는 환자 상태에 따라 보다 적합한 치료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 1월부터 2차 치료에 렌바티닙 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1차에서 STRIDE 요법과 2차 렌바티닙 치료를 진행하면 서로 다른 기전을 표적하며 더 좋은 치료 반응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심 교수는 “고가 치료제였던 만큼 환자가 비용 문제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급여 적용 이후 치료 접근성이 개선됐다”며 “STRIDE 요법은 기존 요법 대비 간 기능 보존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어 간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향후 간 기능 저하에 더 주의가 필요한 환자까지 적용 가능해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STRIDE 요법은 간 기능이 다소 취약한 환자에게도 고려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평가된다. 특히 VEGF 억제제 사용이 부담스러운 출혈 위험 환자에게도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진료 현장에선 STRIDE 요법이 간 기능 저하가 상대적으로 적고, 치료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기 생존 데이터도 주목된다. 진행성 간암은 과거 5년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운 암종으로 여겨졌다.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가 도입됐지만, 장기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도 있었다. 그러나 STRIDE 요법은 6년 생존 환자가 약 18% 수준으로 보고되면서 간암 치료 목표를 장기 생존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치료 환경 개선 과제로는 병합치료 급여 확대가 꼽혔다. 최근 전신 항암치료와 간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 치료 등을 함께 시행하는 병합치료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늘고 있지만, 두 가지 이상의 치료를 함께 사용하면 급여 적용이 어려워 환자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심 교수는 “향후 병합치료에 대한 급여 확대가 이뤄진다면 간암 치료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짚었다.

치료보다 더 중요한 건 예방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만큼 암에 걸려도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이미 병이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만성 B형·C형 간염, 간경변증 환자 등 고위험군의 정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심 교수는 “간암은 증상이 거의 없다가 병이 진행된 이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 생존을 달성하기 위해선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 간질환을 진단하고 잘 치료하면 질환이 더 진행하거나 암으로 진행할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면서 “위험 인자가 있는 분들은 정기 검진을 꼭 열심히 하길 바라고,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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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