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 의료기관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합동수사팀이 출범했다. 불법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차단하고, 낮은 환수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이번 합동수사팀 출범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 제도’(특사경제)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검찰청은 18일 검찰·경찰·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세청·금융감독원 등 7개 기관 수사·단속 인력 30명으로 구성된 ‘불법 의약사범 합동수사팀’을 서울서부지검에 설치·출범했다고 밝혔다.
합수팀은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장을 팀장으로 검사실, 수사팀, 수사지원팀, 합동단속팀 체계로 운영된다. 구성 인력은 검찰 4명, 경찰 7명, 유관기관 19명이다. 검찰에선 팀장인 부장검사 1명과 검사 1명, 검찰수사관 2명이 참여한다. 경찰은 경정 1명, 경감 2명, 경위 이하 4명이 투입된다. 유관기관에선 복지부 특별사법경찰 2명, 건보공단 12명, 국세청 1명, 심평원 3명, 금감원 1명이 합류한다.
사무장병원 또는 면허대여약국으로 불리는 불법 개설기관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인이나 약사를 고용해 개설·운영 중인 기관을 말한다. 대표적인 사무장병원 사례로는 지난 2018년 1월 47명이 숨지고 145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 192명을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가 있다. 현행 의료법상 금지돼 있지만, 불법·과잉 진료와 건강보험금 부정수급을 통해 건보 재정을 갉아먹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25년까지 사무장병원 등 불법 의료기관으로 단속·기소돼 요양급여 환수 결정을 받은 기관은 1805곳에 달한다. 환수 결정 금액은 2조9162억원이었지만, 실제 환수 금액은 2563억원에 그쳤다. 징수율은 8.79%에 불과했다.
최근 4년간에도 환수 실적은 저조했다. 환수 결정 금액은 연평균 1543억원이었고, 징수율은 11.27%로 집계됐다. 연도별 환수 결정 금액은 2022년 1239억원, 2023년 1717억원, 2024년 1761억원, 2025년 1455억원이다.
합수팀은 불법 의료기관 개설·운영, 비급여 과잉 진료, 보험금 거짓 청구 등 범죄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수사 절차는 유관기관 간 역할 분담을 통해 이뤄진다.
수사지원팀이 범죄 정보를 제공하면 건보공단과 심평원으로 구성된 합동단속팀이 단속에 나선다. 이후 경찰과 복지부 특사경이 참여하는 수사팀이 범죄 정보와 단속 자료를 분석해 수사에 착수한다. 검사실은 사건을 송치받아 보완 수사와 사건 처리를 담당한다. 소규모 사무장병원 사건은 병원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경찰청으로 이관한다. 필요한 경우 수사지원팀이 시도경찰청 수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합수팀은 범죄수익 환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수사 초기 단계부터 몰수·추징보전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보전한 재산이 건보공단을 통해 환수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복지부를 통한 업무정지, 과징금 등 행정처분도 신속히 이뤄지도록 협조하기로 했다.
대검은 “기관 간 협력으로 범죄수익을 철저히 박탈하고 신속한 행정처분을 통해 사무장병원 등 불법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근절하겠다”며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경영지원회사(MSO)를 활용해 의료인이 포함된 지배구조를 만들고,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운영이라는 점을 회피하는 구조가 확산하고 있다. 외부 투자자가 병원 공간 확보, 인테리어, 의료장비 구매, 직원 채용 등을 모두 마친 뒤 명목상 병원장 역할을 할 의사를 섭외하는 사무장병원 형태도 등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사무장병원의 불법 행위로 인한 국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강경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이후 정부는 사무장병원 단속 전담 인원 확대 등 대응 강화 방침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건강보험 수가 조정, 재정 확보를 위해선 이상한 돈 빼 먹는 사람을 단속해야 한다”며 건보공단에 불법개설 의료기관 등을 단속할 특사경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건보공단은 급여상임이사를 단장으로 한 ‘사무장병원(약국) 특사경 TF’를 구성해 오는 10월까지 △조직·인력 △집무규칙과 수사매뉴얼 등 관련 규정 △교육 △시설·장비 등 준비에 나선다. 특사경은 기존 업무조직과 별개의 독립조직으로, 행정조사 경력직원과 외부 수사전문가로 구성될 예정이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난 1월12일 복지부 산하기관 업무보고회에서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재정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선 사무장병원, 면대약국 등 불법 개설기관 근절을 막는 특사경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관련 공급자단체 등과의 소통을 강화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