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온라인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선다. 현재 임종기에 한정된 연명의료 유보·중단 가능 시기를 말기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보건복지부는 2일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열고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의 시행계획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는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구성된 심의기구로, 호스피스와 연명의료결정제도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한다.
정부는 우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편의성을 높인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 성인이 향후 임종 과정에 놓였을 때 연명의료 중단 여부와 호스피스 이용 의사를 미리 문서로 남기는 제도다.
현재는 등록기관을 직접 방문해 대면으로만 작성할 수 있지만, 정부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온라인으로도 등록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하기로 했다. 대면 등록기관도 지역보건의료기관과 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속 확대한다.
연명의료 유보·중단 가능 시기를 넓히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현재 연명의료 유보·중단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말기 환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주요 쟁점을 정리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연명의료결정제도 수행 의료기관도 확대한다. 정부는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윤리위원회와 공용윤리위원회 설치를 늘릴 계획이다. 환자와 의료진 간 상담 시기도 앞당긴다. 현행 제도상 말기에 작성할 수 있는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시기를 ‘말기가 예견되는 시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이 보다 이른 시점에 연명의료와 돌봄 계획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제도 운영 기반도 정비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 법정 서식을 전자문서 형태로 변환해 보관할 수 있는 서식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의료기관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종사자 대상 교육도 확대한다.
호스피스 분야에서는 서비스 인프라 확충과 질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안정적인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가정형 호스피스 수가를 개선하고, 호스피스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을 분석해 인프라 확충 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요양병원에 특화된 호스피스 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현장 적용을 추진한다.
호스피스종합정보시스템도 고도화한다. 정부는 호스피스 대기환자 정보를 전문기관 간 공유해 환자 연계를 지원하고, 대기 종료 결과 등 세부 통계를 산출·분석할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까지 시스템을 개선한다. 이를 통해 호스피스 사업 개선 등 근거 기반 정책 추진에 활용할 계획이다.
대상 질환과 서비스 내용도 보완한다. 만성호흡부전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교육자료를 개발해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을 지원하고,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수렴해 사별가족 호스피스 만족도 조사도 개선한다.
제공인력 교육도 확대한다. 호스피스는 환자와 가족에게 돌봄과 지지를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인력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표준교육 실무과정은 지난해 28회에서 올해 30회로, 가정형·자문형 실무교육은 각각 8회에서 12회로 늘린다.
정부는 지난해 연명의료결정제도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은 2024년 12월 760개에서 2025년 12월 819개로 늘었다. 연명의료결정제도 수행 의료기관도 같은 기간 468개에서 513개로 확대됐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상담을 통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4만9954건을 지원했고, 점자 안내자료와 외국인 안내자료도 발간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모바일 등록증 발급을 시작해 실물 등록증 발급 대기와 분실 우려를 줄였다.
호스피스 분야에서도 인프라가 일부 확대됐다. 호스피스전문기관은 요양병원 호스피스 수가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포함해 2024년 12월 188개소에서 2025년 12월 194개소로 늘었다. 호스피스 인식도도 개선됐다. 호스피스 인지도는 2024년 80.4%에서 2025년 83.2%로, 긍정 인식도는 같은 기간 72.0%에서 76.9%로 상승했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생애 말기의 문제는 나와 내 가족,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라며 “국민이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