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 앞둔 삼성바이오…‘연속공정’ 중요성 인정될까

쟁의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 앞둔 삼성바이오…‘연속공정’ 중요성 인정될까

5일 항고심 첫 심문기일
반도체 ‘평상시 수준’ 유지 결정
“사업수행권 보장 방향 가닥”

기사승인 2026-06-04 11:25:09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금지가처분 소송 항고심이 오는 5일 이뤄진다. 앞서 법원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일부에 대해 쟁의행위를 제한한 가운데 항고심에서는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는 바이오 연속공정의 특수성이 어디까지 인정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인천제1민사부는 오는 5일 오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사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금지가처분 소송 항고심 첫 심문기일을 연다.

이번 재판은 지난 4월23일 법원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린 가처분 소송의 항고심이다. 당시 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연속공정이 이어지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노조가 쟁의행위 기간 중 일부 필수 작업에 대해선 쟁의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업계에선 해당 결정이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에 규정된 ‘원료 또는 제품의 변질·부패 방지를 위한 작업’, 이른바 보안작업의 적용 가능성을 바이오 산업에서도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다만 가장 핵심적인 생산공정으로 꼽히는 배양 공정 등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15일 주주행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는 “공정 도중 관리가 중단되거나 적절한 제어가 이뤄지지 않으면 저품질 바이오의약품이 생산될 수 있다”며 “현재의 품질관리 체계나 분석법으로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미래에는 예상치 못한 품질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은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는 과정인 만큼 정해진 절차와 시간에 따라 철저히 진행돼야 한다”며 “바이오 산업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회사도 항고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법조계에선 가처분 일부 인용 결정 이후 상황 변화가 생긴 만큼 항고심에서 법원이 사안을 달리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마찬가지로 24시간 연속공정이 이뤄지는 반도체 공정과 관련해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의 관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준이 제시된 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기존 가처분 결정에 반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삼성전자도 파업 위기 속에서 쟁의행위금지가처분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반도체 제조공정은 24시간 연속 운전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라며 “일시적 가동 중단조차 수율 저하, 웨이퍼 손실 등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보안작업은 파업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특히 법원은 ‘정상적 운영’에 대해 “쟁의행위 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 시간 및 규모, 주의 의무로 유지·운영하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가처분 이후 새롭게 내려진 판단인 만큼 고등법원에서도 이를 참고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원이 파업의 심각성을 고려해 회사의 사업수행권을 보다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일부 쟁의행위가 금지된 공정에 대해서도 전면 파업을 강행한 점도 항고심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법원은 가처분 결정을 통해 쟁의행위가 금지된 작업에 대해 노조가 조합원에게 작업 중단을 지시하거나 관련 지침을 배포해선 안 된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노조는 해당 공정 작업자들도 파업에 참여해도 합법이라는 취지의 파업지침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원은 향후 노조가 가처분 결정 내용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마다 회사에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결정까지 내린 상태다.

법조계 관계자는 “노조가 가처분 결정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으면서 결국 간접강제 결정까지 나온 상황”이라며 “신의성실 원칙이 훼손된 만큼 법원도 해당 사건을 보다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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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