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쏠림에 온탕·냉탕 오간 제약바이오株…“기술거래 성과가 반등 변수”

AI 쏠림에 온탕·냉탕 오간 제약바이오株…“기술거래 성과가 반등 변수”

증권가 “밸류에이션 매력 확대”
제약바이오 섹터 과도한 조정…“펀더멘털 훼손 제한적”

기사승인 2026-06-10 11:55:32
쿠키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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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이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수급 불안과 투자심리 악화에 더 크게 흔들린 가운데 증권가에서 본격적인 반등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부 대형 바이오텍의 부정적 이슈와 인공지능(AI) 관련 분야로의 자금 쏠림이 업종 전반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지만, 개별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이 훼손된 것은 아닌 만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10일 증권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반기 제약바이오 섹터는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연초 이후 정부의 주식 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코스닥 내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업종 역시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를 전후로 주요 바이오텍들의 임상 데이터 발표 기대감이 고조됐고, 사업성이 우수한 기업들은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성장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이후 분위기는 빠르게 식었다. 알테오젠의 MSD 관련 로열티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평가와 에이비엘바이오의 사노피 기술이전 자산 후순위 조정, 삼천당제약의 기술 특허 논란 등이 잇따르며 업종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2분기 들어 ‘AI 슈퍼사이클’ 수혜가 기대되는 IT 섹터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섹터 전반의 주가는 과도하게 하락했고, 상당수 기업의 주가는 전년 동기 수준까지 내려왔다.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은 최근 두 달 동안 40% 넘게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바이오 지수인 NBI(나스닥 바이오텍 지수)는 약 5%, XBI(S&P 바이오테크 ETF)는 약 8% 상승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와 기술수출 계약을 잇달아 발표하고도 주가가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약세는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이나 펀더멘털 훼손 때문이라기보다 반도체 등 인기 업종으로 자금이 집중된 영향이 크다”고 짚었다.

단기간 내 투자심리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관련 업종으로의 자금 쏠림이 여전한 데다 이달 중순 선물·옵션 만기일, 스페이스X 상장,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 등 변동성을 키울 이벤트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일부 바이오 기업에 집중된 공매도 역시 장기 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 판단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형주의 부진도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요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노동조합 이슈가 수주 및 실적 성장 둔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달 초 닷새간 전면 파업을 단행했으며, 이후 초기업 노조 중 협상이 타결된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바이오 노조는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증권사는 최근의 조정이 섹터 전체의 펀더멘털 훼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부정적 이슈는 일부 개별 기업에 국한된 사안이며, 다수 기업의 기술력이나 사업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통상 글로벌 제약사발 기술거래는 연중 실사, 투자 검토, 내부 승인 등을 거친 후 하반기에 집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글로벌 제약사 자체 사업계획에 맞춘 투자예산 집행과도 연계돼 있어 3분기에서 내년 1분기에 발표·종결된다”며 “따라서 3분기에 접어들며 기술거래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술력이 강한 기업은 기술이전 성과로, 사업성이 강한 기업은 실적 성장으로 기업가치를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초 큐라클과 맵티스의 망막질환 타깃 이중항체의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한미약품의 단장증후군 치료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의 일라이 릴리 라이선스아웃, 오스코텍의 ‘세비도플레닙’의 아지오스 파마슈티컬 기술이전 등 기술거래가 이어졌다. 또 릴리의 녹십자 자회사 큐레보 지분 인수, 로레알의 올릭스 지분투자 등 글로벌 기업과의 지분거래도 발표됐다.

증권가는 향후 임상 및 기술이전 성과가 반등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정 연구원은 “셀트리온, 삼성에피스홀딩스, SK바이오팜, 유한양행 등 고환율 지속에 실적이 기대되는 대형주도 호실적에 더해질 모멘텀으로는 연구개발(R&D)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은 가격 측면에서 바닥권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본격적인 추세 반등을 위해선 반도체로의 자금 쏠림 완화, 임상 및 기술이전 성과에 대한 주가 반응 회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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